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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본문
일시 : 2018.02.28
제목 : 정서적 흙수저와 정서적 금수저
저자 : 최성애, 조벽
책 속 문구 :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감 결핍으로 인한 '애착손상'이라는 발달 트라우마 후유증을 앓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원초적으로 불안감과 불신감 때문에 성숙한 자아정체성이 형성되지 못했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합니다. 결혼을 망설이고 출산을 미루기도 합니다. 대체로 이들은 일터에서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거래하는 것을 스트레스로 느낍니다. 미래에 대해서 절망적이고 진흙탕같은 암울한 인간관계 속에서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들을 '정서적 흙수저'라고 부릅니다.
이와 반대로 경제적으로 흙수저로 태어났지만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 있습니ㅣ다. 이들은 외적 자극에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과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인생 대본을 지니고 있습니다. 주로 화목한 가적ㅇ에서 부모와의 안정된 애착 연결 속에서 정서적 양육을 풍요롭게 받은 사람들입니다. 통장이 두둑하면 여유가 생기듯이 정서적 통장이 가득 채워져 있는 사람은 느긋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현재 사정이 어렵더라도 희망찬 금빛 비전을 선택할 줄 아는 '정서적 금수저'입니다.
서양에서는 이미 실패한 정책과 양육방식을 한국에서 도입하고 있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앞서 간 나라들의 실패에서 배우는 것이 후발 주자의 현명한 선택입니다. 단순히 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일에서 해방되도록 만들어주는 정책이 아니라, 아이를 돌보고 키우는 일이 행복할 수 있도로고 도와주는 근본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사람은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말처럼 아기는 분유만으로 사는 게 아니라 '애정 어린 돌봄 속에 생명력이 살아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새끼 원숭이들은 젖을 먹는 시간 외에도 대부분 부드러운 헝겊으로 된 모형의 어미 품에서 지냈습니다. 할로 박사는 이를 '접촉 위안'이라고 불렀습니다. 특히 맹수의 소리를 듣고 놀랐을 때는 재빨리 헝겊으로 된 모형의 어미 품을 파고들며 위안을 얻고자 했습니다. 포유류의 정서적 유대감과 애착은 단순한 영양 공급만으로는 충족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한 실험 결과입니다.
사랑하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경청, 위로, 이해, 공감, 배려, 존중, 소통, 감사, 효도 등이며 이 또한 어릴 때부터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 생존 기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바로 사람에게 적용하기는 어렵겠지만, 이 연구의 핵심은 유전자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요즘 학계의 뜨거운 주제인 후성유전학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으로, 살아가면서 경험을 통해 유전자의 발현을 활성화하거나 중당시키는 생화학적 메시지가 생성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메틸화'라고 하는데 인생의 중대 사건은 유전자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메틸화 패턴은 자손에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아기들이 심리적 뿌리를 내리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대략 생후 만 2년(약 24개월) 정도로 봅니다.
애착의 핵심은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 달려와주고 내 편이 되어줄거라는 믿음과 기대'입니다. 아기는 혼자 상황을 이해하거나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연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양육자의 돌봄과 보호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리고 상호 간의 유대감 없이는 애착이 형성되지 않습니다. 즉, 돌봄을 주고받는 사람이 서로 즐겁고 행복감을 느껴야 애착이 잘 형성됩니다. 애착이 형성된 영유아는 양육자와 분리될 때 불안하고, 화도 나고, 스스로 어떻게 할 수가 없으므로 슬픔, 무력감, 절망감을 느낍니다. 그래서 아이가 최소한 만 두 살이 될 때까지 양육자가 옆에서 지켜주며 양육과 보호를 하는 것이 길게 보면 아이에게 '기본 신뢰감'이라는 엄청난 이득을 줍니다.
기본 신뢰감이 있으면 세상이 안전하게 느껴져셔 학교 적응도 쉽고, 선생님과도 잘 지내며,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탐색의 욕구가 있어서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유연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기본 신뢰감이 있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에서 상처받거나 두렵거나 난관에 처했을 때 다시 돌아갈 안전한 피신처가 아이의 내적 작동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신과 더 많이 놀아주고 더 많이 감정 교류를 했던 사람에게 강한 애착을 보였습니다. 요컨대 아기와의 애착 형성에서 핵심은 양육자의 '정서적 반응성'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공포와 불안의 차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공포는 어떤 특정 경험이나 대상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고소공포증, 폐쇄공포증 등은 높은 곳이나 엘리베이터 내부 등 특정 공포 대상만 없으면 일상생활에 별다른 어려움을 끼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범불안증은 무언가가 자극을 주지 않아도, 가만히 있어도 늘 뭔가 불안하고, 뭔가 공허해서 일상생활이 괴롭고 어렵습니다. 그러면서도 무엇이 자신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하는지를 꼭 집어서 인식할 수가 없습니다.
다름 여덟 가지는 저희가 제안하는 '괜찮은 부모'가 되는 평범하지만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1. 억압하지 말고 엄하게 키우자.
2. 아이를 부모의 따뜻한 시선 안에 두자.
3. 놀이터에 보내지 말고 놀이터가 되자.
4. 아이의 금맥을 발견하라.
5. '아부지'가 아니라 아버지가 되자.
6.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단 한 사람이 필요하다.
7. '행동코칭'이 아니라 '감정코칭'을 하라.
8. 부부가 일과 가정을 함께 세우는 큰 그림을 그려라.
올바른 행동을 가르쳐주기 위해 효과적으로 개입하는 방법이 감정코칭입니다. 감정코칭의 핵심은 매우 간단합니다. '감정은 수용하되 행동은 수정한다.'즉, 지도를 하기 전에 감정과 인격에 대한 지지를 해주는 것입니다. 지지가 없는 지도는 남을 무시하는 지시일 뿐입니다.
애착을 손상시키지 않는 어린이집 찾는 법
1. 처음 며칠간 엄마가 함께 할 수 있게 해주는지 본다.
2. 너무 깔끔한 곳은 피한다.
3. 너무 멋지고 화려한 곳은 피한다.
4. 선생님들의 인품을 본다.
5. '아이가 우선'인지 본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클라우스 슈밥은 본인의 저서 맨 마지막 장에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네 가지 능력을 제시한다. 상황맥락(정신)지능, 정서(마음)지능, 영감(영적)지능, 신체(몸)지능이 바로 그것이다."
여유는 생기는 게 아닙니다.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정신적 여유가 생기고, 시간적 여유가 생긴 후에 아이들을 돌보겠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여유는 선택하고 만드는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우선 순위의 맨 위에 두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하루에 단 10분만 아이와 시간을 보내더라도 그 시간만큼은 마음과 정신을 오롯이 아이에게 쏟으면 됩니다. 그것이 바로 여유입니다.
느낀 점 :
최근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 자본이 돈을 버는 속도가 더 빠른 이 나라에서 이 점을 풍자하는 수저론이 나왔다. 돈에 많고 적음을 떠나 적은 수입을 아끼고 모아며, 본인의 인생에 많은 희생을 통해서 대학교까지 보내주신 부모님에 대해 단순 수저로 불평할 나이는 아니라는 생각에 평소 수저론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부에 대물림이 심각해지며 경제 양극화도 심각해지는 상황을 절묘하게 비꼬고 있는 수저론이라 공감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런 부분에 빗대어 경제적이 아닌 정서적인 면의 수저론을 이야기 한다. 기존에도 어릴 때 사랑받지 못한 사람은 커서도 남에게 사랑을 베풀 줄 모르는 아이가 되고, 사랑 받고 크지 못한 사람에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스트레스에 약하다 등의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이 책에서는 부모와의 애착 관계 형성을 수저에 빗대어 애착 관계 형성이 잘 되지 못했을 경우에 생기는 개인 문제, 사회 문제 등을 언급하고, 또한 이 부분이 유전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개인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애착이라는 개념을 통해서 성격이나 심리적인 요인들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애착 형성이 잘 된 사람을 정서적 금수저, 애착 형성이 되지 못한 사람을 정서적 흙수저라고 이야기 한다. 이 책에서는 부모의 입장까지만 다루고 있지만 어릴 때 애착 형성이 잘 되지 않았어도 어린이나 청소년기에라도 애착 형성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잘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와 애착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면 되는 지, 또한 애착의 질을 어떻게 하면 높여줄 수 있는 지 부모 입장에서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를 갖기 전에 혹은 갖고 나서도 일독하면 좋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안타까웠던 부분은 책의 핵심 내용이 부모와 아이 사이의 건강한 애착 관계이다 보니 현실에서의 팍팍함이 많이 느껴졌다. 애착의 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생후 2년까지는 애착 관계를 잘 형성해서 기본 신뢰감을 준 뒤에 맞벌이를 하면서도 애착의 질을 높여 아이를 정서적 금수저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한다. 아이 낳고 생후 2년간 엄마가 직접 돌봐줄 수 있는 경제적 흙수저가 얼마나 될지 잘 모르겠다. 또한 부모님이 아이를 잘 돌봐주셔서 아이가 할머니와 애착 관계를 잘 형성하는 것도 정말 감사할 것 같은 데, 요새는 부모님도 일하지 않으시면 안되는 집이 더 많기 때문에 실제로 이런 집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체로 아이 봐주는 사람을 고용할 수 밖에 없고 그만큼 애착 관계에 실패가 올 수 밖에 없다. 경제적 흙수저는 정서적으로 흙수저가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저자 입장에서는 완벽한 상황을 이야기하다보니 엄마가 아이를 직접 챙기며 일할 수 있는 복지 선진국과 비교하다보니 생긴 무상 보육을 걱정한 것 같지만, 내 생각에는 이것이라도 되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도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기울일 계기 혹은 어려운 가정의 아이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도 모르게 욱하던 성격으로 인해 인생에 큰 실수를 한 이후로 '나는 왜 이럴까'라는 질문 하나로 심리학 책을 볼 때면 꽤나 관심있게 읽어왔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 나의 성격을 고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왔다. 그 전에는 어릴 때 힘들게 일하고 희생하시며 여기까지 나를 키워준 분들에게 내 어릴 적 보육 상황에 대해 묻는 다는 것은 조금 실례가 아닐까란 생각에 묻지 못했다. 다만 현재의 내 모습인 뜻대로 안되는 경우에 욱하고,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긍정적인 것보단 비관적인 것이 더 많이 보이며, 작은 스트레스에도 쉽게 스스로를 비관하는 내 모습과 같은 집안에서 자랐지만 나와 반대의 성격을 가진 누나의 모습을 보고 내가 정상적인 자존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는 부모님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겨서 이야기 해보니, 생후 2달 쯤부터 어머니가 일하시는 동안 보모들과 함께 지냈다는 것을 알았고 얼마 후부터는 혼자 비디오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알았다. 내 기억에는 10살 쯤까지 혼자 조용히 집 잘보고 있는다고 칭찬 받곤 했었다. 현재의 내 모습과 내가 기억하지 못하던 2살 쯤까지의 내용이 합쳐지니 이 책에서 말하는 정서적 흙수저가 나구나란 생각을 확신하게 되었지만, 내가 또 최악으로 가지 않은 것은 우리 부모님이 그만큼 나에게 애정을 갖고 노력을 하셨던 게 크신 것 같다.
어찌됐든 내 인생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고 또 아직 태어날 계획도 없는 내 자식에게는 어떤 삶을 줄 것인지 등도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본인 스스로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 지에 대한 내용은 아쉽게도 없다. 저자가 다음에 이런 내용에 대해 책을 쓰면 꼭 다시 읽어봐야 겠다. 그래서 내 삶을 조금이라도 더 개선해야겠다.
삶에 적용할 점 :
내게 남은 애착 손상을 스스로 회복할 방법을 찾고 노력해 보자.
본 서평은 거인의 서재(https://www.facebook.com/groups/gshoulder/)에서 책 주셔서 감사히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