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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ng`s Life ★

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더라 본문

Books

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더라

퐁~★ 2016. 12. 16. 18:34

일시 : 2016.12.16

제목 : 넘어진 자리마다 꽃이 피더라

저자 : 이종선

책 속 문구 : 

한 달 전만 해도 난 참 우니 없고, 뭐가 늘 꼬인다 싶고 불안했는데..., 뭐 그리 따로 노력한 것도 없는데 내게 또 뭘 주신다. "앗! 내가 뭘 했지? 왜 내게 이런 좋은 걸 주시지? 


언제 내가 뭘 잘한 거지?" 평소의 내 습관대로 인과를 따져본다. 봉사 다니던 것, 그건가? 아님, 아픈 동생 돌본 덕분인가?

아니다. 별거 없다. 그냥 그게 세상인 거다. 내가 작정한다고 내게 오는 것도 아니고, 포기하려 하면 아직도 한 줄기 빛 같은 희망을 주는 것. 소소한 우연을 가장하여 오늘을 기운나게 해주는 것.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던가. 주로 심하게 아프거나,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나서야 사람은 변한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겪은 후에야 조금 변한다. 그때가 되어서야 옆이 보인다. 그간 소홀했던 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고, 고마웠던 얼굴들이 참 늦게도 감사하게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때부터 '제대로' 살기 시작하는 거다. 사는 데 정말 소중한게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래서 소위 불행한 듯한 그런 일들은 인생에 감사한 일이기도 하다.


어느 날, 누군가에게 그저 퍼주던 내 마음이 결국 다친 걸 말하며 엉엉 울고 났더니, 내 어머니가 그러신다.

"넌 참 살림이 알뜰하던데, 무엇보다도 네 마음을 아껴 써야 한단다."

아껴 써야 하는 건, 장보기나 전기만이 아니었다. 그것들보다 훨씬 비싸게 값을 치러야 하는 것은 바로 '마음'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 마음을 아껴 써야 하는 거였다.


세상은 그렇게 저절로, 하늘이 다 알아서 하시는 거였나 보다.


과로에 지쳐서, 과속에 떠밀려 일상에 화만 가득 차 있던 그 시절의 나는, 세상이 다 불만이었다. 어딜 가도 늘 짜증이 났었다. 남들이 다 같이 합심해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만 같았다. 사람들의 수준, 민도까지 들먹였던 것 같다.

내가 아닌, 남들이 나를 힘들게 하는 줄만 알았다.


세상에는 그렇게, 사람들에게 막 하는 사람들 천지다. 아무렇지 않게 막 그런다. 나와 참 다른 그런 사람들과 내가 매일매일을 함께 살아 내야 하는 거다.

나는 그와 참 다른 사람이라는, 그 사실 하나를 큰 위안 삼으며...


마음이 이상했다. 내가 오늘 바빴던 이유가 혹시 내 부모 돌아가시면 장례식장 빛내줄 화환 보내줄 사람들 만나는 것은 아니었나.

그러느라 내 부모 저녁 끼니가 뭐였는지도 모르면서 일상에 지쳐 잠드는 자신이 스스로에게 상처 주는 삶을 자처해서 살고 있는 건 아닌가.


남보다 내가 앞서고, 내가 더 잘 먹고 잘 사는 일에 마음이 혹할 때도 있지만, 잠시 잠깐 돌아보는 내 자신이 '제대로' 살고 있다는 때때로의 확인은 좀 고달파도, 좀 돌아가고 오래 걸려도, 참 한참 동안 나를 잘 살아내게 한다.


우린 그렇게, 오늘도 자신의 인생을 선택하고 있다.


'상대를 지옥에 빠뜨리고 그가 괴로워하는 것을 지켜보려면, 나도 그 지옥에 같이 있어야 한다. 그에게 오물을 끼얹느라 바빠서, 그러는 중에 연신 나에게도 튀는 그 오물을 나는 보지 못한다. 그러는 나는 어느새, 내가 그토록 경멸하던 그와 똑같은 사람이 되어 있다.'


'헤프게 인연을 맺다 보면 쓸 만한 인연을 만나지 못하고 어설픈 인연만 만나게 되면서 그들로 인해 삶에 고통이 온다. 옷깃을 한 번 스친 사람들까지 인연을 맺으려 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일이다.'



모험이란

-작자 미상


사람 앞에서 웃는 다는 것은

바보처럼 보이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은

그에게 속을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보답 받지 못할 위험을 무릅쓰는 것입니다.

믿는다는 것은 실망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입니다.

노력하는 것은 실패할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험은 감행되어야 합니다.

아무 모험도 하지 않는 이들이

그 순간의 고통이나 슬픔을 피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배울 수 없고, 느낄 수 없으며, 변화될 수 없고,

성장할 수 없으며, 사랑할 수 없고,

진정으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자유는 모험한 후에 얻는 것입니다.

모험하는 자만이 자유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때때로 결단이 필요하다.

다 참고, 다 이해하고 가는 것만이 최선은 아닌 순간들이 온다. 접을 거면 애초에 접어버리든가, 아니면 내게 좀 버거워도 끝까지 가든가. 그것을 제대로 구분할 때가 제대로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안나 카레니나>>의 유명한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다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라는 그 말처럼.


억울하고, 상처 받고, 쓰러졌다가도 무엇을 얻으며 내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가 나의 숙제다.


넘어져도 일어나라 하고,

힘들어도 무조건 이겨내라는 건 억지다.

서로 넘어뜨리지 말고, 서로 힘들게 하는 일이 좀 줄어들면

조금은 더 살 만하지 않을까.


이렇게 다른 사람들 중에 나는 요즘 누구와 자주 만나고 자주 대화하고 있나. 누구와 '같은 시선'을 느끼며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는가.


그냥 이게 인생인지도 모른다.

비를 실컷 맞아도 마냥 신날 때가 있고,

비 오는 게 무지무지 싫을 때도 있고.

모르겟는 앞날이 갑갑하고 불안할 때도 있고,

모르겠어서 더 흥미로울 때도 있고.


느낀 점 :

미니멀리즘, 킨포크, 피카 등 이 책의 디자인이나 내부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이런 단어들이 떠올랐다.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최근 유행하는 라이프 스타일이기도 하겠지만, 내 생각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나 물질에 현혹되기보다 더 중요한 나 자신과 내 주변인과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실천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화이트 계열의 배색과 무채색 계열의 깔끔하지만 많은 인상을 남기는 사진들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며 잠시 생각에 잠길 때 이런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게 도와준 것 같다.


책 표지에 적힌 평론 중에 배우 안성기 씨의 "이런 따뜻한 감동으로 마음을 흠뻑 적셔주는 책, 참 오랜만이다."라는 글이 있다. 나는 이 말에 절대 공감한다. 글 하나 하나 읽어가며 내 삶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고, 최근 내 삶을 반성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책을 빨리 읽는 습관이 들어버린 내게 하나의 산문을 읽고, 책을 덮고 잠시 생각에 잠기게 만들어 버리는, 강한 감동을 주는 힘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읽은 지금 난 이 책을 너무 빨리 읽은 건 아닌가 후회된다. 누구나 살면서 생각에 잠기고, 시간이 지나면 후회할 수도 있는 것들에 대해서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 마음에 돌을 던지는 이 경험이 아마 카프카가 말한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네"라는 말을 조금이나마 경험한 건 아닐까 싶다.


인상 깊었던 문구에 대해 혹은 감동적인 문구에 대해 표기해 두자니 노란 형광펜으로 하얀 책을 노랗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다 읽은 책 속 문구 중에 "이렇게 다른 사람들 중에 나는 요즘 누구와 자주 만나고 자주 대화하고 있나. 누구와 '같은 시선'을 느끼며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는가."라는 글을 보고 현재의 내 시선에 내게 생각의 파문을 불러 일으킨 글들만 메모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최근 내 생활이 회사 일정에 쫓기고, 삶의 가장 중요한 결정을 빨리하라고 쫓기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몇 년전 내 인생은 타인이 보기에 바보같고 멍청이 같을 수도 있겠지만, 하나 하나 내 스스로 충분히 생각하고 내 마음과 동의하에 걸어가자고 마음 먹은 나를 자꾸만 잃어 버리고 있었다. 그로 인해 진정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이고 내가 원하는 게 어떤 삶인지 점점 놓치고 있는 게 아닌 가란 생각이 많은 상태였다. 이런 고민에 현실적인 대안 마련이나 노력보단 밤 늦게 일 끝나고 집에 가며 맥주 한잔에 쓸쓸해진 나를 달래고 있던 차이다. 이런 상황 속 내 시선에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글들에 대해서만 추리고 추려 메모해두었다. 하지만 1년, 5년, 10년 후의 내가 다시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아마 다른 시선을 갖고 있는 나이기에 다른 곳에 밑줄을 긋고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반복적인 일상에 나를 잃어가고 있는 느낌에 좌절해가는 나를 훈계하고 혼내고 다시 너를 찾으라고 교육하기보단 이렇게 되어 버린 나를 옆에서 일깨워주고 위로를 주고 용기를 주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되어버린 나지만 괜찮다고 다시 일어서서 나아가면 된다고 말이다. 책을 읽는 시간이 개인적으로 힘든 최근 일상에 위로 받은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삶에 적용할 점 :

이 책을 읽으며 생각하다 시간이 부족해서 못한 것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고,  이미 깨달은 것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내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지 생각해보자.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반드시 마련하자.


본 서평은 거인의 서재(https://www.facebook.com/groups/gshoulder/)에서 책 주셔서 감사히 읽고,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