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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ng`s Life ★

극락 컴퍼니 본문

Books

극락 컴퍼니

퐁~★ 2016. 5. 22. 18:57

일시 : 2016.05.21

제목 : 극락 컴퍼니

저자 : 하라 고이치

내용 : 


[10p]

"회사 근무의 양식미요?"

스고우치가 안경을 추켜올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보죠. 매일 아침 판에 박힌 시간에 일어나서, 판에 박힌 양복을 입고, 판에 박힌 전철에 떠밀려서 몸을 싣고, 작게 접은 스포츠 신문을 읽으면서 묵묵히 출근하지 않았습니까?"

"그랬죠."


[13p]

"그런데 요즘에는 그 양식미를 얕잡아보는 풍조가 일반적이지요. 회사 밖에 모르는 인간이라느니 일중독이라느니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느니, 아무튼 제멋대로 지껄이는 겁니다. 뭐가 잘못됐다는 거죠? 결국은 회사 중심으로 사는, 틀에 박힌 그 삶이야말로 즐거움으로 충만한 하루하루의 원천이었다고 전 신심으로 생각하거든요."


[231p]

"그보다 그는 회사가 무서웠던 게 아닐까. 회사가 그립기는 하지만 회사가 얼마나 끔찍한지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진짜 회사가 두려워서 모조 회사라는 걸 생각해낸 걸지도 몰라."

그런 의미에서 겐조가 생각한 '놀이'와 기리미네가 생각한 '놀이'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겐조는 회사 인생의 시뮬레이션이라는 검증 행위에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기리미네는 이상의 회사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트라우마처럼 박혀버린 회사에 대한 공포를 떨쳐내려고 했다.


[232p]

"회사란 대체 뭘까요?"


[234p]

"왜 회사에 염증이 난 건가요?"

"회사라는 것에는 인간의 이기심이 그대로 반영되는 법이 거든요. 그 이기심에 구역질이 났기 때문이죠."

그 이상 구체적인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겐조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회사는 법인, 법에 근거한 사람이라고 쓰는데, 그야말로 회사는 사람 그자체며, 사람의 품격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다.


느낀 점 :

우연히 자기 전에 TV를 틀었다가 본 TV책이라는 프로그램(http://www.kbs.co.kr/1tv/sisa/tvbook/index.html)에서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읽을 책 목록에 넣은지 몇달 만에 도서관 예약이 되어 드디어 읽게 되었다. 다음 날 출근 덕에 짤막하게만 보고 잠을 자서 사전에 알고 있던 정보는 은퇴 후 사람들이 모여 회사를 만들었다라는 정말 간단한 정보만으로 책을 읽었다. 소설이기에 읽기 쉬운 문체였지만 이 책의 전반에 걸친 주제가 최근 내 초미의 관심사인 은퇴 후 삶에 대한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진행되었고, 또 우리보다 한 발 앞선 경제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사회 내에서 나온 책이기에 단숨에 읽었다.

일단 이 책의 주인공들은 연금이 두둑히 나오기에 삶에 걱정이 없음을 전제로 시작한다. 이 말을 먼저하는 이유는 현재 한국의 내 또래 사람들의 고민은 연금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것을 가정하고, 사람으로써 존엄성을 지킨 채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최대의 고민이기 때문이다. 이런 생존의 문제를 떠나서도 100세 시대인 현재 45세에 은퇴하고 남은 55년을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해줬다. 기존의 나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나 검도 등의 취미가 있으니 막연하게 살아갈 돈만 있다면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만 했다. 허나 공동체 생활이 없다면 집에서 취미 생활을 즐기며 사는 것도 고작 몇 년이 한계일 것이다. 또한 50세라고 늙었다고 치부되어 받아주는 곳이 없는 사회에서 단순 취미 생활만 하며 잉여 인력 취급 받는 다면 하루가 다르게 늙어버린 다는 작가의 말과 같을 것이다.

단순 노인 복지에 대한 소설은 아니다.  가족, 친구, 그 외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한 내용이 다 녹아 있지만, 내가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이 노령화 사회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다. 끝에 간단하게나마 작가의 의견이 담겨 있다. 힘이 드는 부분은 젊은 층이 담당하고, 노련함이 필요한 부분은 노인 층이 담당한 회사 모델을 제시하며 이야기가 끝난다. 나 역시 이보다 더 구체적이지는 못하지만 노령화 사회에 노인들에 대한 문제에 진지하게 고민하자면, 그들의 자아 성취나 존재 또는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물론 이런 것보다 우선 시 되어야 할 기초적인 생존 문제는 당연히 밑바탕이 되고 나서 말이다.

먼저 진입한 일본을 바라 보고 현재를 보다 현명하게 준비하는 한국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삶에 적용할 점 :

아직은 은퇴 후 생활비, 병원 등 기초적인 것이 아무 것도 해결되지 못한 나이기에 내 삶의 윤택함까지 바라보는 것은 욕심일 것이다. 하지만 미리 은퇴 후 삶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생각해 봐야 겠다. 단순 저축하고, 연금과 보험만 잔뜩 들어 놓는다고 준비가 된 것이 아닌, 은퇴 후에도 50년이나 남아 있는 내 사람을 어떤 식으로 살아 갈 것인지 미리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