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ng`s Life ★
폴트 라인 본문
일시 : 2018.03.19
제목 : 폴트 라인
저자 : 라구람 G. 라잔
책 속 문구 :
분석 끝에 나는 경제학자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세테리스 파리부스, 즉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수를 나 자신도 범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번 위기를 촉발한 폴트 라인, 즉 지진 유발 단층선은 전 제도에 걸쳐서 포진해 있다. 이번 위기는 어느 특정 인물이나 특정 제도에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중략) 하지만 우리 모두가 집단적으로 미쳤거나 무슨 병에 걸려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다. 놀라운 사실은 우리 각자는 그저 우리에게 주어진 인센티브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불평등 심화와 이로 인한 주택 금융 확대 압력
수출 지향적 성장과 해외 의존성
시스템 간의 충돌
고용 없는 회복과 경기 부양책에 대한 정치적 압력
미국 금융계의 리스크 감수로 인한 결과
중요한 것은 무엇이 원인이든 사회 계층 간 불평등 격화에 대한 국민의 근심과 불안도 따라서 높아졌다는 점이다.
많은 미국인은 미국이 무한한 기회의 땅이라는 이야기를 더 이상 믿지 않는다. 과거에는 미국인 모두가 그 기회를 믿었고, 그 믿음 덕분에 미국은 실제로 무한한 기회를 지닌 자유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미국의 정치인들은 이 같은 사회적 불평등 심화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이 날로 커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불만을 한 방에 날려버릴 만병통치약이 없을까 고민했다. 그 결과 정치권이 찾아낸 만병통치약은 경제 성장과 기술 발전의 흐름에서 뒤처진 사람들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었다. 교육 격차의 심화, 그로 인한 기회 감소에 대한 상실감을 저소득층 가구에게 쉽게 자금을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보상하려 한 것인데, 잘 알다시피 이번 금융 위기는 바로 수많은 가정이 그 가계 대출로 인한 빚을 감당하지 못해 일어났다.
정치인들은 은행의 가계 대출 확대안에 전적으로 찬성을 표명했다. 가계 대출 확대야말로 여러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들은 믿었다. 가계 대출을 확대하게 되면 집값이 상승하고, 집값이 상승하면 국민은 자신들이 더 부자가 되었다고 느낄 것이다. 그렇게되면 국민의 소비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다. 가계 대출 확대는 금융 산업뿐 아니라 부동산 중개업, 주택 건설 분야의 수익과 고용 증대를 가져오는 효과도 유발할 것이다. 이것은 한마디로 모든 면에서 안전한-주택만큼이나 안전한-방법으로 보였다.
그러나 정부의 힘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경우,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어떤 정책이든 일반적으로 정부의 의도와 실제 결과 사이에는 큰 격차가 존재한다. 그 이유는 정부가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활용하는 민간 조직 및 그 조직의 사람들이 정부와 목표를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전쟁에서의 승자보다는 더 너그러웠겠지만, 그 사진을 보면서 나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식민주의가 시작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만일 앞으로 고용 회복 속도가 계속 느려질 때마다 안전망을 강화하는 정책 대신 임의적인 부양책을 도입한다면 이것이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하지 않겠는가?
미국 사회의 취약한 안전망은 이처럼 다양한 문제를 초래하는데, 특히 고용 없는 회복 현상이 나타날 때에는 세 가지 문제가 추가된다. 그 중 첫 번째 문제는 정부 부양책이 주먹구구식으로 도입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중략) 두 번째 문제는 사회 안전망이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고용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계속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사실을 세계 나머지 국가들이 다 알고 있다는 것이다. (중략) 세 번째 문제는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한데, 즉흥적인 경기 부양책과 더불어 정치적인 의도로 통화 부양책을 길게 끌고 갈 경우 미국 경제의 장기적인 건강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으며, 그러한 정책이 금융 산업계의 방만한 사고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목적 달성을 위해 불길을 조성ㄹ한 것은 오히려 정부다. 외국 자본과 국내 자본이 쏟아져 들어와 서브프라임 대출에 기름을 부으면서 이 위기의 불길은 점점 더 거세졌다. 이처럼 미국 정부가 이번 위기에 책임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간 금융계가 자신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 뻔뻔스럽다. 중요한 것은 이번 금융 위기를 계기로 가격과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수많은 투자자가 동시에 시장으로 뛰어들 때 그리고 그런 투자자를 이용해 떼돈을 벌겠다는 금융계의 욕심이 한계를 넘어설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확실히 깨닫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금융 개혁은 처음부터 국민의 결정권을 박탈하는 쪽으로 가기보다는 자신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제대로 인식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혁에 필요한 보편적 원칙
경쟁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인센티브 및 가격 왜곡 문제를 개혁해야 한다.
정부 개입에 대한 기대를 불식시켜야 한다.
금융 기관에 대한 정부 보조금과 특권 부여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경기 순환 사이클에 부합하는 규제 감독 시스템을 채택해야 한다.
(...등등 by pong)
인적 자본의 질적 향상
일찍부터 형성되는 불리한 조건을 상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
비인지적 능력을 개발하자.
수업 일수와 학습 기간을 연장하자.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자.
대학 진학률 및 졸업률을 높일 수 있는 지원책을 강화하자.
직업 훈련과 인턴십 제도를 강화하자.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추려낼 수 있는 방법을 도입하자.
안전과 안전망
우발적 성격의 실업 급여를 제공하되 그 기간을 미리 정해놓자.
범국민 의료 보험 제도
사회 보장 혜택의 손실을 방지하고 노동 이동성을 향상시키자.
저축을 늘리자.
정부 재정 능력을 되살리자.
느낀 점 :
2008년 금융 위기에 대해 기존에 나는 정말 1차원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미국 금융계에서 모기지론으로 투기 과열을 일으켜 전세계적인 피해를 낳은 사건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 책은 무지한 내게 2008년 금융 위기의 다양한 원인들을 입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국가와 금융계, 사회 및 문화 등 가릴 것 없이 적나라하게 그들에 대해 잘못한 부분이나 문제점들을 비판하고 개선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비판의 강도가 다소 강해서 우리나라였으면 출판 힘들지 않았을까 싶었다.
경제 분야에 전문가가 아니라서 저자가 나름 일반인 대상으로 자세하게 설명한 노력이 많이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세부적인 부분까지 저자의 의도를 온전히 파악하는 것은 무리였다. 다만 저자가 원인 분석 이후에 내놓은 개선책들이 시장 자본주의의 실패니 공산주의로 가자는 극단적인 시선을 우려하며, 자유주의 사회 내에서 금융 제도를 수정해 나가는 수정 자본주의를 지향하고 있었다. 또한 겉으로 드러난 문제만 해결되는 개선책이 아닌 지나친 소득 격차를 줄이고, 의무 교육의 질 향상과 실업 급여, 의료 제도 개선 등 사회 안전망에 대한 개선책들을 제시하여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하고 있다.
책을 읽고 두 가지 정도 걱정되는 점이 있었다. 하나는 사회 안전망 없이 자유로운 시장 경쟁 체제를 추구하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기술 이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실업에 대해 사회 안전망이 없음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가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요새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말이 많다. 4차 산업 혁명에서 내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갈수록 기술의 진입 문턱이 높아지는 것은 곧 일자리의 기술 진입 문턱도 높아진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기존 산업에서 새로운 산업으로 이동이 쉽게 일어날 수 없음은 자명한 것이고, 실업률과 사회 문제들은 더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걱정된다. 다른 하나는 우리 나라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를 좋아하는 것 같다. 앞선 기술 발전에 따른 자연적 실업이 있을 수도 있고, 살면서 나도 모르는 사건 사고에 휘말려 지금 힙겹게 붙잡고 있는 중산층의 끈을 놓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이럴 경우에 이 나라에서 내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굉장히 염려스럽다. 현재 미국에서도 문제점으로 인식되고 개선하려는 문제점을 수용하기보다는 그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을 같이 고민하고 그 개선책을 수용하는 것이 이 나라에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은 2008년 금융 위기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과 앞으로 보다 나은 경제 생활 혹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 지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이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삶에 적용할 점 :
이 나라의 경제 제도를 내가 고칠 수는 없다. 그리고 넋 놓고 무너질 수도 없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