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의 말

일시 : 2017.12.16

제목 : 컬러의 말

저자 :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책 속 문구 :

따라서 색은 주관적인 문화의 창조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알려진 모든 색의 정확한 범세계적 정의를 확보하기란 이제 불가능하다.

보는 이가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색이 가장 의미 있다. 존 러스킨, 1859

가이거는 인류의 색 식별 능력을 언어의 진화로 추적할 수 있다고 믿었다. 모든 것이 빛과 어둠(또는 흰색과 검정색)을 가리키는 말에서 비롯되었고 곧 빨간색, 노란색, 녹색, 파란색이 등장했다. 1960년대 후반에 등장한 브렌트 베를린과 폴 케이의 더 폭 넓은 연구도 이를 검증했다.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고 여겨진다. 첫재, 색의 범주는 선천적이다. 둘째, 색을 일컫는 언어가 없다면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베이커의 말을 빌자면 교도소 내 폭력은 '엄청난 문제'였지만 핑크색을 칠하고 156일 동안 단 한 건의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주 샌버너디노의 쿠이퍼 소년원에서도 흡사한 결과가 나왔다. 사실 폴 보쿠미니 박사가 기쁘게 보고한 것처럼, '너무 효과가 좋은 나머지 미성년자들이 지나치게 쇠약해져 색깔에 노출을 제한시켜야만 했다."

샤우스는 시애틀의 두 교도관 이름을 딴 베이커 밀러 핑크의 효과를 알리기 위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베이커 밀러 핑크가 가장 강한 남자의 힘마저 빨아들이는 색깔이라 주장했다.

느낀 점 :

영상에 대해 전공은 아니지만, 나름 카메라 업계에서 영상처리 IP도 개발했었고 제품도 여럿 만들었던 터라 색에 대해서는 그래도 좀 안다고 생각했다. 사람 눈의 구조나 CMYG, RGB, Bayer도 알고 Macbeth Chart도 자주 들여다보곤 했으니 안다고 착각했었다. 이 책을 피자마자 내가 그동안 많이 착각하고 있었구나를 깨달았다. 이 책은 저자가 꼽은 75가지 색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고, 책 구성은 설명하고 있는 색에 대해 어떤 색인지 알 수 있도록 종이 가장자리에 표현되어 있어 앞뒤 목차의 다른 색과 비교해 볼 수도 있게 구성되어 있다. 처음 나온 하양 계열에서 아이보리, 실버, 베이지에서 나는 이미 충격을 받았다. 색이 다르다는 것을 옆에 대고 보지 않고서는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내가 머리 속에서 생각하던 실버가 실제 실버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피자마자 나의 교만이 부셔지다보니 책을 읽으며 지속해서 모든 색에 대해 어떤 차이가 있는 지 확인해보는 게 일이 되었다.

저자가 꼽은 75가지 색에 대해 과거에 어떻게 추출하였고, 또 어떤 역사와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사용되어 왔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과거에 단지 조금 밝은 빨강, 붉으스름, 노을 색 등으로 아주 추상적으로 구분해오던 내게 스칼렛, 드래곤 블러드, 코치닐, 버밀리언, 매더 등의 다양한 색의 이름과 이런 이름이 지어지게 된 역사, 그리고 이 색을 당대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사용해왔는지를 알게 되는 것은 신선한 재미로 다가왔다. 색에 대한 백과사전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이전에 단순히 추상적으로 알고 있던 것에서 다양한 색의 이름을 알고 각 색의 이야기를 앎으로 색에 대한 표현이 더 풍부해질 것이고 각 색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내포한 은유를 앎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이 조금 더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무심코 빨강 계열이라 생각하고 말아버리던 나에서 이건 어떤 이름을 가진 색일까라고 생각하게 된 나는 이 책을 통해 불완전하게나마 인지의 확장을 조금은 이룬 것 같다. 세상을 바라보는 내 인지의 확장이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거라 생각한다.

삶에 적용할 점 :

새로 배운 색 이름을 외워보고, 다른 색 이름은 없는 지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