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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미술관 본문

Books

여행자의 미술관

퐁~★ 2018. 11. 8. 11:15

일시 : 2018.11.08

제목 : 여행자의 미술관

저작 : 박준

책 속 문구 :

고흐의 흔적을 찾아 아를에 간 사람들이 한결같이 실망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그들은 고흐처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흐를 따라 내 눈길은 사소한 물건들에게 향한다. 그로 인해 나는 구두와 의자, 밀밭과 사이프러스 나무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는 내게 세상을 어떻게 다르게 볼 수 있는지 알려 주었다. 그림을 보는 기쁨이자 신비로운 경험이다.


자유는 종종 불안에 잠식당한다. 자유롭기 대문에 자유롭지 못하다. 나의 자유는 요코의 작품 <절반의 방>처럼 불완전하다.


"난 언제나 나를 순수하게 해주는 곳으로 가고 싶다."

생택쥐페리는 이렇게 말했다.


호텔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데 먹구름 저편에 푸른 하늘이 슬쩍 드러난다. 마치 뿌연 먹구름에 구멍이 뚫려 먹구름 너머가 보이는 것 같았다. 아, 그전까지 몰랐다. 하늘은 언제나 푸르렀다! 먹구름이 푸른 하늘을 잠시 가렸을 뿐이지, 하늘이 새카만 게 아니었다. 여행과 비슷했다. 여행을 하면 힘든 일도 생기지만 여행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하늘과 여행뿐만 아니라 인생도 비슷하구나. 힘들다고 인생 자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구나. 그럼 죽을 이유는 없네. 그럼 좀 더 살아봐도 좋겠다.

나는 다음에 죽기로 하고 목에서 샤워기 호스를 풀었다.

나는 다시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었다.


하찮아 보이고, 비슷해 보이고, 아무 쓸데없어 보여도

세상에 하나뿐인 조각들.

나무 조각 동그라미는 나오시마 바닷가의

온갖 사연을 담은 '익명의 조각'이다.


"무트가 <샘>을 직접 만들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는 <샘>을 선택했어요. 그는 일상적인 물건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본래의 실용적인 의미 대신 물건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창조했다고요!"

뒤샹은 어느 잡지에서 이렇게 반박했다. 뒤샹이 편잽을 맡고 있던 잡지였다. 잡지 이름이 기막히다. <The Blind Man>, '눈먼 사람'이다.

뒤샹에게 예술은 위트다. 사람들이 유난히 뒤샹의 소변기를 기억하는 이유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아름다움만큼 비극적인 인생과 마주한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세상이 살만한 곳인디 되물을 때가 있다.


몇 개씩 늘어놓은 수프 깡통이나 몇 개씩 늘어놓은 마를린을 보다 보면 마를린 얼굴에 깡통이 겹쳐 보인다. 어떤 사람이 상품화되면 그 사람의 존재 자체는 사라진다.


무엇이 그의 그림을 예술로 만들었나?

무엇이 예술을 예술로 만드는가?


[홀로 존재하는 시간]

미술관은 때로 '명상의 공간'이다.

여자이건 남자이건, 젊건 나이가 들었건,

직장을 다니건 구직자이건

누구에게나 필요한 장소다.

보고 싶은 그림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술관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은

바로 나 자신이다.


누군가는 수영장 밖에서 수영장 물속의 사람을 구경한다.

누군가는 수영장 안에서 수영장 물 밖의 사람을 구경한다.

서로가 서로를 흥미롭게 바라본다. 이들을 바라보던 한 남자가 말했다.

"인생은 다 소설인지 모르겠어요. 믿음이란 다 공허하거나..."


"섹시하지만 가난하지 않다." 이 세상에 도시의 키워드가 '섹시'인 곳이 베를린 말고 또 있을까? 여기서 말하는 섹시는 단순히 성적 코드가 아닌 각양각색의 예술가들이 만들어내는 크리에이티브한 에너지다.


느낀 점 :

해외 여행을 많이 다니는 편은 아니지만 갔던 곳의 미술관은 대부분 가보았다. 내가 미술관을 이렇게 좋아했나 싶을 정도로 거의 모든 곳을 가고, 여러 번 가는 경우도 있다. 이에 반해 한국에서는 거의 가지 않는 편이다. 아마 낯선 곳을 여행한다는 기분에 내 본연에 숨어 있는 미술 작품에 대한 관심이 드러나는 것인가 싶다. 여행과 미술관이라는 두 단어에는 설렘이라는 감정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수 많은 해외 미술관들을 돌아다니는 작가의 경험과 그 안의 작품들을 통해 보고 느낀 것, 그리고 미술관 밖에 있는 건축, 낙서 등의 예술에 대해 느낀 것을 에세이 형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과거 단순 풍경이나 사람에 대해 사진과 같이 그리는 것에 집중하던 기술 중시의 예술에서 현재 예술은 이게 예술이냐 단순 낙서냐 등의 논란이 많다. 나 또한 몇 년 전 조각가와 이야기하며 5세 아이가 낙서한 것과 미술가가 그린 그림이 구분이 되지 않음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20대에 나는 현대 미술에 대해 예술이 아닌 것 같다는 부정적인 시간이었지만, 지금의 내 생각은 작품에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냐 없냐가 단순 낙서와 예술을 구분하는 중요한 구분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알게 되면 변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게 되자 미술관이 조금 더 재밌어졌다. 작품을 보고 제목을 맞춰보기를 혼자 한다. 물론 맞춰 본 적은 없다. 다만 작품 속에 작가가  무언가를 새롭게 발견하고 재 정의해서 어떤 메세지를 담았다고 생각하니 그 메세지가 궁금함을 만들었고 호기심과 관심을 만들었다. 예술이 무엇인지 거창하게는 모르겠으나 우리에게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다면, 독서처럼 우리의 머리를 깰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 같다.


삶에 적용할 점 :

여행 가고 싶다. 여행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