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ng`s Life ★
나이든다는 것과 늙어간다는 것 본문
일시 : 2017.07.05
제목 : 나이든다는 것과 늙어간다는 것
저자 : 빌헬름 슈미트
책 속 문구 :
즉 나이가 든다는 것을 단순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에 맞서지 않으며, 아름답게 채색하지도 폄하하지도 않고, 삶의 편익과 어려움, 아름다움과 처참함이 만들어낸 스펙트럼 속에서 나이들어가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단지 확실한 것은 내가 조롱적 대상이 되면서까지도 젊은 채로 남아 있으려 하는 노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나는 자신의 사그라지는 인생에 대한 울분을 피어나는 생명에 분풀이하는 그런 '분노의 노인'은 결코 되고 싶지 않다. 나는 전투복 차람으로 출동하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지 않다. 매사 실수투성이인 젊은이들에게 노년의 공격을 위한 마지막 힘을 쏟아내기 위해 항상 자신이 옮다는 것을 스스로 확신하는 결연한 눈빛으로, 그렇게 나서고 싶지는 않다.
나이듦의 자연적 의미는 각자가 자기 삶이 끝나가고 있다는 사실에 차츰 익숙해지는 것일 수 있다.
나이듦에 부여될 수 있는 문화적 의미는 지금의 삶을 좀 더 수월하고 풍성하게 해주는 정신적 원천을 발견하는 데 있다. 마음의 평정이 그러한 원천 중 하나이다.
삶의 각 시기들에 그것이 본디 차지하고 있는 시간만큼을 할애해주는 것이 마음의 평정으로 향하는 첫걸음이다.
살아온 인생을 곰곰히 생각하는 것. 그리고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닌 죽음을 떠올려보는 것을 배워야만 한다.
삶의 기술은 습관안에 이미 결정되어 있는 모든 것이 자신을 이끌도록 맡기기 위한 의식적인 장치이다.
살면서 겪었을 노고를 보상해주기 위해서 나이듦은 꽤 참을 만한 존재의 가벼움을 준비해두고 있다. 즐거움을 의식적으로 누리는 일, 이런 의미에서 행복을 체험하는것은 마음의 평정으로 향하는 네 번째 단계이다. 열광적인 폭풍이 지나고 나서 이제 막 첫 걸음을 내딛게 되는 소박한 즐거움이이전과 비교해 더 반갑게 다가온다.
그러나 마음의 평정으로 향하는 다섯 번째의 단계는 작은 불행과 큰 문제들을 잘 다루기 위한 수용 능력의 강화이다.
나이가 들어 고독해 지는 이유는 무엇보다 실존적인 고독에 있다. 이 실존적 고독은 개인의 자아가 전에 없이 뚜렷하게 부각되는 문화 때문에 계속 커지고 있다.
사람들은 평생 동안 접촉에 의존하면서 살아간다. 신체 접촉은 태어나면서부터 계속해서 면역 체계를 구축하고, 결속력과 안전함을 느끼게 하는 데 기역한다.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은 품에 안길 때 안정과 위로를 느낀다. 성인들 역시 쓰다듬거나 가만히 올려놓는 손길이 주는 쾌감의 효과를 알고 있다. 몸시 뛰던 맥박도, 올라가던 혈압도 가까운 사이의 다정스러운 타인에 의해 진정된다. 접촉을 찾는 일이 마음의 평정을 위한 여섯 번째 단계이다.
접촉은 일종의 관심이다. 이것이 없다면 인간은 영적으로, 끝내는 육체적으로도 피폐해지고 시들어버릴 위험에 처하게 된다.
사랑과 우정으로 맺은 관계는 살아가는 데 있어 마음의 평정을 위한 가장 아름다운 가능성들을 제공한다. 그러한 관계를 통해 정신적이고, 영적이며, 육체적인 측면에서 균형 있게 접촉하고 접촉될 수 있다. 접촉하면서, 긍정하면서 생기는 관계를 돌보는 일이 마음의 평정을 위한 일곱 번째 단계이다.
나이들어가는 사람들은 아이들의 성장에 기여할수 있을 때 자신이 아직은 세상에 속해 있다는 것을 세삼 느끼게 된다.
더불어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면 족하다. 이것이 오랫동안 삶 속에서 젊게 머무는 열쇠이다.
마음의 평정으로 가는 여덟 번째 결정적인 단계는 사색이다. 사색은 문제 해결이 필요할 때 폭넓은 도움을 준다. 사색은 의미의 탐색 혹은 연관성의 탐색이며, 연관성들이 인식 가능해지면 목표에 이르게 된다.
즉, 삶에 대한 자신의 해석이 실존의 최고 심판대이며 인간은 오로지 스스로에게 자신의 삶에 대한 정당성을 증명해야만 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점점 더 삶 전체를 심사숙고하게 된다. 그 무엇을 후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이 '의미를 제공하는지' 발견해내기 위해서 말이다.
근본적으로 삶을 긍정하는 것이 유쾌함의 기본 정서다. 삶 자체가 필요로 하는 것을 가져다주고 다른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삶에 ㅈ ㅟ어주는 것이 바로 삶에 대한 신뢰가 넘치는 유쾌함의 기본 정서인 것이다. 삶과의 조화가 노년의 모든 곤란을 이겨낼 수 있다.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 마음의 평정과 함께 일어난다.
마음의 평정으로 가는 아홉 번째 단계는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생명의 한계에 대한 태도를 생각하는 일이다.
시간적 한계를 인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삶으로부터 긍정할 만한 가치가 담긴 무언가를 되도록 많이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준다.
자신이 어떤 무한성 안에 보호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아는 것이 마음의 평정이다. 이 무한성이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지나간 삶 가운데서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을 이제 다가올 다른 생명에게 맡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이미 이쪽세상에서부터 마음의 평정을 유지한 채 환하게 트인 저쪽 세계로 기꺼이 들어가 살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새로운 삶'의 가능성에 희망을 걸 수 있다는 것은 소위 모든 것을 '유일한 삶'에서 찾아야 한다는 삶의 스트레스로부터 나이들어가는 우리를 자유롭게 해준다. 그런데도 사정이 여전히 다르다면? 그러면 이 하나의 삶이 적어도 아름다운 삶이었다.
느낀 점:
사오정이라는 단어가 사회의 이슈가 된지 몇 년 안된 것 같은데, 이미 이 사회는 사오정은 당연하다. 내게 남은 회사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 남짓이라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회사에서 울고 웃고 하는 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이 자각하는 순간, 요새 은퇴 후 삶을 준비해야 한다는 조급증에 빠져들었다. 실상 은퇴 후 삶을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마음만 조급하다. 더불어 은퇴 후 삶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마음은 멋지게 늙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결국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모르겠다는 막막한 마음으로 이 책의 제목만 보고 덥썩 집어 들었다.
나 스스로는 많이 생각했다고 했겠지만, 아직 이 책이 하는 말들을 온전히 내 몸과 마음이 받아들이기에는 어린 것 같다. 사실 와닿지가 않았다. 이로 인해서 내가 원하는 주제에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얻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멋지게 늙는 다는 것을 내가 어떤 상태가 되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어렴풋한 느낌을 제공해주고 있다. 아직 생의 마지막 자락이 아닌 생의 2부를 맞이하는 나로서는 이 책을 이해하기엔 아직 어렸던 것 같다.
앞으로 생의 2부를, 생의 마지막을 어떤 모습으로 맞이하고 싶은 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고 싶다.
삶에 적용할 점:
내가 맞이하고 싶은 노후와 생의 마지막에 대한 모습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