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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ng`s Life ★

미쓰백, 2018 본문

Movie

미쓰백, 2018

퐁~★ 2018. 10. 25. 19:08

미쓰백, 2018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이 울고, 많이 공감했고, 많은 생각을 했다. 보는 내내 마음 한 구석이 불편하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많은 화제가 되었으면 한다.


영화를 보고 크게 세 가지 생각을 했다.

첫 째는 어릴 때 기억은 평생 간다는 것이다. 평생 지속되는 이 기억이 무의식 속에서 내 삶을 이끌어가고, 또 다음 세대에도 전파한다는 것이다. 극 중 자기가 낳은 아이가 죽기를 바라는 아이 아빠가 경찰에 잡혀서 한다는 말이 "이 꼴 보고 자란 걔 인생도 별 볼 일 있겠어요?"라고 한다. 또한 백상아 조차 어릴 적 학대의 기억 속에 괴로워하며 살아 간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국가적으로 아이를 돌보는 구조가 갖춰져야 더 건강한 사회가 될 거라 생각된다.

두 번째는 피해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다. 기욤 뮈소 소설에서 많이 다루듯이 범죄 피해자가 국민의 알권리라는 명목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면, 평생 특정 범죄의 피해자로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가 없다. 극 중 백상아도 나로써는 사랑인지 동정인지 알 수 없는 장섭의 감정을 향해 "나만 보면 불쌍하다고 쳐다보는 니 눈빛 그걸 평생보고 살라고?!!"라고 외친다.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해도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사건 피해자라며 동정하며, 이로 인해 이 사건을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게 되는 피해자의 삶은 끔찍할 것 같다.

마지막은 가족은 만들어가는 거라는 점이다. 아무리 피붙이라고 해도 죽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피 한 방울 안섞였다고 해도 같이 있어 주려하고 같이 살아가려는 사람이 있다. 내가 낳아 내 유전자가 있는 아이지만 죽었으면 싶어하는 김일곤이 있으면, 내가 낳아 내 사랑하는 아이지만 정신이 무너져 술 취했을 때 아이를 죽기 전까지 패고, 술에서 깨어나 가슴 아파하다 아이를 살리기 위해 "나한테서 달아나 멀리"라고 말하는 백상아의 엄마가 있다. 그리고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거리에서 아이를 보고 아이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며 아이에게 "배우지 못하고 돈도 없어서 가르치지도 줄 것도 없지만 네 옆에 있어줄께. 널 지켜줄께.", "이런 나라도, 같이 갈래?"라며 손 내미는 백상아도 있다. 과연 누가 가족일까? 피가 섞였다며 가족의 특권을 누리려하나 전혀 가족같지 않은 수 많은 사람을 알게 된 지금 내겐 많이 와닿은 말이다.


"나 살아도 되는걸까?"

어릴 적 세상의 전부인 부모에게서 학대를 받으면 도대체 왜 살아야 하는 건지 모를 것 같다. 내가 살아 있어서 사람들에게 폐만 끼친다면, 내 존재가 누군가에게 짐이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숨이 턱 막히고 힘이 든다. 도대체 어린 아이들에게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건 정말 크나큰 범죄다. 살인죄에 준한다고 본다. 아동학대를 받고 큰 많은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동학대라는 게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으면 좋겠지만, 행여라도 이런 슬픈 경험을 한 아이라도 품어줄 수 있는 넉넉하고 사랑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사랑이 부족한 가정에서 성장하더라도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은 혼자서는 깨달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