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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pie 히피

퐁~★ 2019. 6. 17. 10:23

일시 : 2019.06.14

제목 : Hippie

저자 : 파울로 코엘료

책 속 문구 :

거대한 공포가 생각을 마비시킨 것이다. 두뇌가 사고를 완전히 멈추고 더는 공포도 두려움도 없이 그저 상황에 순응하는 기이한 복종 상태가 된 것이다. 감정이 사라지면서 그 자리를 일종의 림보가 채우고, 과학자들이 아직도 설명하지 못하는 영역에서 모든 일이 벌어진다. 의사들은 이 완전한 감정의 결여, 혹은 그들이 '플랫 어펙트'라고 일컫는 이 현상에 대해 면밀하게 검사해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스트레스성 일시적 조현병'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어쩌면 과거의 망령들을 완전히 몰아내는 방법은 그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보는 것이리라.

일 년 반 전의 공포를 되짚어본 후 그는 많이 차분해졌다. 모든 일을 두려움 없이 맞서고, 그저 인생에 일어날 수 있는 사실로 단순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듯.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날 일을 선택할 수 없지만 그것에 대처하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을 믿는 대신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늘 방어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타인을 사랑하거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늘 남에게 잘못을 떠넘기곤 했다. 그러한 삶에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스스로 믿는 사람은 타인도 믿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배신을 당하더라도 -그런 때는 언제든 오기 마련이고, 그저 살다보면 겪게 되는 일일 뿐이다- 스스로를 지켜낼 힘이 있다. 위험을 감수하는 것,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건 그것이다.

스스로가 권력자, 그러므로 세상의 주인이라고 믿으며 그의 인생의 하루를 망치려 하는 자들 때문에 그는 겁먹지 않을 터였다. 그렇다. 그저 단 하루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하루는 그에게 더없이 소중했다. 병석에 누운 그의 어머니가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하루. 그 단 하루, 그것은 세상의 어떤 왕국보다 더 소중한 것이었다.

그녀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힘이나 용기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데에, 자신의 한결같은 공격성과 통제 불가능한 경쟁심에 지쳤다. 그녀가 평생토록 해온 일은 모두 남을 넘어서기 위한 것이었고, 그녀는 결코 자신을 넘어서본 적이 없었다. 비록 아직 젊은 나이였지만 그녀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에 순응했다. 그녀는 모든 것이 달라지기를 바랐지만 정작 자신을 바꿀 순 없었다.

사랑이 없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으니까. 사랑 없이 산다는 건,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가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또 꿈꾸지 않고 잠자거나, 때로는 아예 잠들지 못하는 것과 같아. 이중으로 잠긴 캄캄한 방안에서, 열쇠가 있다는 걸 알지만 문을 열고 나가고 싶은 마음 없이 그저 태양이 비치기만을 기다리며 매일을 보내는 것과 같아.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이제 그녀는 사랑이 많은 이들에게, 아니 사실상 모든 이들에게 왜 그토록 중요한지 이해했다. 문득 그동안 자신 때문에 고통받았을 수많은 이들이 떠올랐고, 가슴이 조여왔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사랑인 것을.
사랑은 이 땅에서의 우리 사명과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을 깨닫게 해준다. 가슴에 사랑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선과 보호의 그림자가 뒤따르고, 그들은 힘든 순간에도 평온을 되찾을 것이다. 또한 빛을 담는 그릇이자 비옥함의 보고이자 길을 밝히는 등불인 사랑하는 이의 존재 외에는 그 어떤 조건이나 보상도 바라지 않고 모든 것을 내줄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러면 세상은 언제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관대하리라. 악은 선으로 바뀌고, 거짓은 진실로, 폭력은 평화로 변화하리라.
사랑은 부드러운 힘으로 압제자를 제압하고, 애정에 목말라하는 이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며, 언제든 빛과 신성한 비가 스며들도록 문을 열어둔다.
또한 사랑 때문에 시간은 천천히 흐르기도, 때로는 빠르게 흐르기도 한다. 시간은 결코 전처럼 참을 수 없을 만큼 단조롭고 무기력하게 흐르지 않는다.
그녀 안에도 변화의 바람이 천천히 일었다. 진정한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분명 무언가 변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마음과 고통을 절대로 두려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왜냐하면 고통이 들어설 자리조차 없는 어둡고 음침한 방같은 마음을 느끼는 것보다 더 괴로운 일은 없거든.

느낀 점 :

"카를라, 여기에 있니?"
자신에 대한, 세상에 대한 품은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뛰어든 작가 본인의 옛 이야기에 그렇게 뛰어 들수 있는 용기와 젊음 등을 부러워 하다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의 이 한 문장에서 감정의 방점을 찍었다.
저마다의 선택에 대한 결과는 책임을 져야 하고 선택받지 못한 선택지의 결과에는 아쉬움이 남기 마련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영화 노팅힐의 기자회견 장을 상상하며 읽었다. 다만 기자회견의 주인공이 외치기 전에 영화 라라랜드에서 내게 인상 깊게 봐서 'What If'라고 명명했던 장면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본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에 대한 선택에는 아쉬움이 없었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놓쳤던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 어찌 없었을까? 그 아쉬움이 터져나온 한 마디였을 것 같다.

파울로 코옐로의 소설을 보며 늘 부러운 점 하나는 자신이 궁금한 것에 대해 뛰어드는 용기다. 세상에 뒤쳐질까봐 세상에서 변변찮은 직장도 없이 굶으며 살까봐 전전긍긍하며 남들하는 데로 열심히 흉내내며 살지만 생각은 따로 노는 나와 너무도 다르기에 더욱 부럽다.
의문을 갖지만 그 의문을 파헤칠 여유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없다. 어릴 때는 생각할 지식이 부족하고 주변에 도움 받을 어른도 없다가 입시 제도 안에 갇힌다. 그렇게 살다 이제 직장 생활에 치이면서도 그 의문은 계속된다. 안타깝게도 이젠 의문에 진지하게 답을 하는 게 힘들다. 예전보단 어줍잖은 철학 지식도, 세상에 대한 지식도 있고, 생각할 여유도 조금은 있는데 그냥 맥주 먹고 쉬고 싶다. 일상에 지친 내게는 그저 멍때림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이 삶에 대한 진지한 의문은 외면하고 있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당장 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다른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깨닫게 되는 일도 있다. 사랑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만 하다가 연애를 안하는 것보다는 연애를 해보다 보니 사랑을 깨우치게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으로 내 의문에 대한 답도 지금 이 현실에 충실히 살다보면 답을 내릴 수도 있지 않을까란 희망을 갖어 본다.

 

삶에 적용할 점 :

느낀 점은 바로바로 쓰자... 1년은 넘기지 말자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