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 2017
지렁이, 2017
뇌성마비 아버지와 단둘이 시골에서 밝고 건강하게 크던 자야가
교회에서 배운 성악의 능력을 인정 받고 서울에 있는 예고에 진학하며 벌어진 일들을 다룬 영화이자,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다.
돈 많고 권력자들이 가난하고 힘든 사람에게...
다수의 인간이 한 명의 연약한 인간에게...
인간이 인간에게...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단지 자기보다 능력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미워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오빠한테 강제로 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미워하고,
자기보다 힘이 없는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아이가 법적 보호를 요청하자마자 그들은 소 취하를 목적으로 자야를...
여러 남자들에게 강제로 겁탈 당하게 하고,
얼굴에 오줌 싸고,
성적 노리개로 사용하고.
심지어는 조건 만남을 강제로 시킨다.
이 모든 사실을 일기로 남겨놓고 죽었지만,
경찰은 자야를, 자야의 아빠를 외면한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통해서 줄거리를 이미 알고 보았고,
실제 눈으로 이런 사실을 확인하는 일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이런 영화가 왜 홍보가 잘 되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을까?
권력자들의 간계 일수도 있고,
현실을 마주보기에는 내 삶 또한 너무 힘들어 영화만은 기분 좋은 것만 보고자하는 행태 일수도 있고,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영화는 꼭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회적 이슈가 되길 바란다.
현실을 제대로 마주봐야 이 현실을 고쳐 나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영화 속 자야의 친구 민경이와 다름없는 사람들이다.
또 내 자식이 다른 자야가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영화 속에서 자야를 겁탈하는 남자애가 하는 말이 있다.
신고 해보라고. 누가 네 말을 듣겠냐고. 청소년 범죄라 훈방이라고.
난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소년 범죄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고쳤다.
어리다는 이유로도 용서 받지 못할 일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한 사람의 민경이 되지 않고자 한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이런 세상이 되면 안될 것 같아서다.
한국에서 살아 가기엔 난 돈과 권력이 없어서 더욱 안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