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일시 : 2019.08.15
제목 : 죽음
저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
책 속 문구 :
가브리엘은 애틋하게 할아버지를 바라본다. 농담이 할아버지를 살렸어. 농담은 할아버지보다 강해. 할아버지는 죽고 나서도 농담 덕에 살고 있는지도 몰라. 농담 덕에 이혼하지 않고 할머니를 견디며 살 수 있었던 거야. 할아버지 입에서 나오는 농담들이 진짜 이냐스 웰즈가 누구인지 말해주고 있는 건지도 몰라.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은 해야겠지만 절대 자신의 힘을 과신하지 말라는 뜻이에요. 세계가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데는 모종의 숨겨진 의도가 있으리라는 걸 기억하라는 말이에요. 실수 없이 앎에 도달하는 건 불가능해요. 경험은 오랜 시간에 걸쳐 퇴적물처럼 쌓이는 거죠. 우리는 누구나 경험을 해봐야 해요. 그러고 나서 그 경험의 결과물을 확인해야 비로소 행동을 바꿔야겠다는 자각이 오죠. 그래야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돼요.
나는 모든 문학이 예외 없이 존중받고 수호돼야 한다고 믿게 됐네. 다양성이 곧 우리의 힘이야. 특정 문학의 우월성을 고집하는 건 어리석은 짓일세. 나쁜 장르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독자들이 책장을 넘기고 싶지 않게 만드는 나쁜 작가가 있을 뿐이지. 문학의 획일성을 강요하려는 어떠한 관점이나 시도도 허용해선 안 되네.
첫째, 인간의 삶은 짧기 때문에 매 순간을 자신에게 이롭게 쓸 필요가 있다.
둘째,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다. 남들이 우리에게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결국 선택은 우리 스스로 하는 것이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 또한 우리가 지는 것이다.
셋째,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는 도리어 우리를 완성시킨다. 실패할 때마다 뭔가를 배우기 때문이다.
넷재, 다른 사람에게 우리를 대신 사랑해 달라고 할 수는 없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은 각자의 몫이다.
다섯째, 만물은 변화하고 움직인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물건이든 억지로 잡아 두거나 움직임을 가로막아선 안 된다.
여섯째, 지금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가지려 하기보다 지금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아 한다. 모든 삶은 유일무이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완벽하다. 비교하지 말고 오직 이 삶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애써야 한다.
느낀 점 :
책에 대한 감상을 적기에는 조금 염치가 없지만, 읽은 지 364일 만에 적고 있다. 죽음이라는 주제가 또 작가에 대해 변해버린 내 태도가 1년이라는 기간을 만든 것 같다.
나는 작가의 소설을 거의 다 읽었다. 거의라고 말하는 이유는 상상력 사전은 굳이 안봤다. 놀라운 상상력과 물입도가 이 작가의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이지 싶다. 특히 성경 안의 내용을 상상력을 펼친 부분이 있는데 이 경우 어던 사람은 신앙심에 의구심이 든다며 이 작가의 소설을 읽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그만큼 놀라운 상상력을 뒷받침하는 현실감 있는 묘사를 하고 있다. 다만 이번 소설에서는 전작들을 보며 매번 엄청난 작가의 상상력에 놀랐던 내게는 다소 놀람이 적어 실망감은 있었다. 그렇지만 소설 자체로써 재미가 없다거나 몰입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저 전작들에 대비했을 뿐이다.
소설을 보며 든 생각은 크게 문학의 다양성과 죽음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다.
문학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서로 다름에 대한 존중은 어느 분야에서나 필요한 기본 소양이라고 본다. 소설이 시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으면 시는 없어져야 하는 건 아니다. 현대 문학이 고전 문학보다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이를 저급한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름에 대한 존중은 어디서나 필요한데 어디서나 부족해 보인다.
작가가 믿는 사후 세계는 전작들에 이미 많이 나와 있고, 그동안의 소설 속 주인공들을 보며 작가의 삶에 대한 생각들을 알 수 있었는데 이번 소설의 끝에는 죽음을 보며 현재를 어떻게 살아야 겠다고 요약된 부분에 이르러 죽음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 드러난다. 작가의 사후 사상에 동의를 하지 않기에 작가의 죽음을 반추하며 얻은 삶의 모든 생각에 내가 동의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가끔은 생각하고 정리해 볼 일이다. 우리의 삶은 유한하고 지금 내 시간은 지나가고 있다. 지금이 내가 사는 가장 어린 모습이며 나는 늙어가고 삶에서 많은 기회가 없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며 술에 취해 사는 것이 옳지도 않다고 느끼고, 나이를 거저 먹는 사람들처럼 삶의 유한함에 대한 생각 없이 시간을 흘려 보내는 것도 옳지 않다고 느낀다.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며 사는 삶이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파울로 코옐로의 소설 연금술사에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
우리는 누구나 죽는다. 이 사실을 염두해 두고 살아야 하지만 현재를 행복하게 누리며 살기도 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사는 게 너무 어렵고 어떻게 해야할 지는 나도 아직 모르겠다.
삶에 적용할 점 :
인간의 삶은 유한하다. 어제와 내일을 걱정하며 현재를 걱정하는 데만 사용하기에는 더욱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