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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

퐁~★ 2018. 8. 20. 11:16

일시 : 2018.08.19

제목 : 어쩌다 어른

저자 : [어쩌다 어른] 제작팀

책 속 문구 :

지금껏 당신이 평생 살아가면서 1만 번의 실패를 맛보았다면 그 중 절반은 자신의 메타인지에 속은 결과입니다. 인간이 같은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는 것도 이 메타인지 때문입니다. 일이든, 사람이든, 기계든, 공부든 자주 봐서 친숙하지만 실제로 제대로 아는 것은 별로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메타인지가 발동하면 마치 익숙함 때문에 그것을 잘 아는 것처럼 착각하게 되고 결국은 스스로에게 속아 실패하고 맙니다.


즉 도구는 일상적이지만 메타인지를 통해 낯설게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때 비로소 인간은 지혜로워지는 것입니다. 실제로 메타인지가 무언가를 낯설게 보지 않고 익숙하다고 여기는 순간 우리는 함정에 빠지게 됩니다.


이 차이가 만들어지는 이유를 묻는 제작진에게 저는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지식이 있다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습니다. 첫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은 있지만 남에게 설명하지는 못하는 지식입니다. 두 번째는 내가 알고 있다는 느낌도 있고 남에게 설명할 수도 있는 지식입니다. 첫 번째는 메타인지에 속고 있는 것이고, 두 번재만 나의 지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대가 무엇을 싫어하는지는 귀신같이 알고 있지만 좋아하는 것은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무언가에 익숙해지고 친숙해지면서 오히려 더 바보스럽게, 더 고집스럽게, 더 끈질기게 오답에 빨리 도달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머릿속에 익숙한 것이 떠오르면 웬만해선 그것을 버리지 않으려 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익숙한 거을 정답이라고 착각합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인간이 인지적 구두쇠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중략)

우리가 일을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바로 습관입니다. 때때로 무언가를 하면 안 되는 상황에서 습관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략)

우리가 실수하고 실패하는 세 번째 원인은 '지금 막 경험한 일'입니다. 인간은 아무리 오랜 경험과 연륜과 노하우가 있어도 직전에 어떤 경험을 했느냐에 철저한 지배를 받습니다.


인간의 관점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내 머릿속에서 생생한 일일수록 더 중요하고 더 많이 일어날 일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경험을 쌓아왔느냐가 지금 보는 것의 대부분을 결정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처음 떠오른 생각을 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생각이 일어난 곳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나와야 합니다. 새로운 곳을 걷거나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에게는 낯선 일을 하는 등 색다른 경험을 해야 합니다. 다른 경험은 두 번째 떠오르는 생각을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합니다.


지금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타인과의 비교가 아닌 과거의 나와 비교하는 것입니다. 내가 과거의 나보다 훨씬 더 잘 나가고 건강하다면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행복의 첫 단추는 비교할 대상을 잘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뇌가 시각정보와 소리정보를 받아들였지만 두 정보가 맞지 않자 억지로 연합을 했고, 사실과 다른 정보가 인식된 결과입니다. 이것을 맥거크 효과라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 뇌가 인식하는 정보는 주관적이므로 얼마든지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패턴 분리를 잘하는 사람은 우울증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있다면 패턴 분리를 통해 저항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나를 괴롭히는 직장 상사 때문에 회사에 가기 싫다면 우선 상사와 회사의 패턴을 분리해 회사 자체가 나를 괴롭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에는 상사 자체와 상사의 행동 패턴을 분리합니다. 즉 나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상사의 행동이 나쁜 것이지 그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적어도 회사에 출근하는 것, 그곳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저항성은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저항성이 없다면 회사에 있는 모든 시간이 괴롭지만 패턴 분리를 통한 저항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은 혼자일 때 가장 행복하지만 어쩔 수 없이 혼자일 때 불행하고 외로운 존재입니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필요한 존재지만 사랑을 하는 순간 상대에게 맞춰서  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인간의 특성에 따라 "혼자 함께9 가라"고 말했습니다. 같이 가고, 각자 즐기도, 외로울 때는 함께하라는 것입니다. 인생도, 사랑도 결국은 혼자이면서 함께 살아갈 때 외롭지 않습니다.


우리에겐 실패란 없습니다. 실패란 단지 오차 범위만큼 모자란 성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 안에는 에너지가 존재합니다.


남들은 내 꿈과 작은 후회와 슬픔에 관해 아무 관심도 없습니다. 어떠한 사실을 아는 '공유'는 가능하지만 같은 감정으로 똑같이 아파하고 꿈꾸고 원하는 '공명'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육체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에 대해 공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니 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꿈과 슬픔에 관해 가장 잘 아는 나에게 묻고 최선의 결론을 내리기 바랍니다.


이처럼 환경이라는 것은 바꾸기 쉽지 않을뿐더러 환경을 바꿔도 자신이 바뀌지 않는 한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깨닫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회적 관계 속에 나'에 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지만 '진짜 나'에 관해서는 무지합니다. 따라서 우리에겐 내가 누구인지 돌아보는 자아성찰이 필요합니다.


모든 사물들은 본질이 앞섭니다. 그런데 인간만이 실존이 본질에 앞섭니다. 실존이라고 하는 것은 개개인의 주체입니다. 그 주체는 본래 지녔어야 할 목적성이 없이 던져졌기 때문에 그 존재로서 인식되며, 그로 인해 자신의 삶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나갑니다. 그래서 사르트르는 우리의 삶을 구성해 나가는 존재이고, 스스로 본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산다는 것은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며 그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자신이 져야 합니다. 때문에 어떻게 해야 성공하고, 어떻게 해야 행복하고,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것인가를 걱정하며 항상 불안해합니다.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옳고 그름도, 정답도 없습니다.


내 생각을 내 나름대로 내 정체성에 부여하는 것이 철학의 연습이자 본질입니다. 중요한 것은 '나'라는 주체입니다. '나'라는 주체가 환경과 주변 사람의 압박에 의해 나를 잃어버리고 그냥 '살아지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환경과 주변 요소를 극복하고 진짜 나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느낀 점 :
[어쩌다 어른]이라는 제목에서 주는 의미 자체가 너무 공감이 많이 되고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눈 떠보니 서른이었고, 다시 정신차려보니 지금이다. 어릴 때는 재수하던 1년이, 수험공부하던 3년이 영원할 것럼 시간이 안갔든데 나는 이미 아저씨다. 나 스스로도 아저씨라 불리는 게 더 마음이 편한 나이가 되었다. 나이듦과는 다르게 별나게 고민되는 건 내가 기대한 내 나이의 삶이 전혀 아니란 점이다. 서른에 나는, 마흔에 나는 등등 상상하던 것들이 하나도 이루어진 것이 없다. 항상 뭔가 열심히 한다고 말은 했는데 행동이 부족한 것인지, 내가 잘못 산 것인지. 정말 난 어쩌다 아저씨라 불리는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방송에서 다뤄졌던 이야기들을 책으로 글과 그림으로 잘 설명해 두었다. 방송보다 좋았던 점이라면 책이라서 이해 안되는 부분은 여러 번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 있다. 흔한 자기 개발서들을 보다 보면 내 머리가 절대적이지 않고 주관적이며 인지의 오류에 쉽게 넘어지고, 사소한 유혹조차 이겨내기 어려운 약하디 약한 존재임을 깨닫거나 알게 된다. 책에서 소개 된 메타 인지, 패턴 분리 등의 다양한 과학적 소재들도 이러한 부분들을 다시 짚어주고 있다. 남이 나와 같지 않음을 인정하고 내가 바뀌어야 하지만 실제로 내가 바뀌기는 너무 어렵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이 책이 내게 준 많은 부분들 중에 내게 그 무엇보다 가장 크게 다가 온 것은 내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다는 것이다. 나만 지금을 '살아지고' 있는 것은 아니며 나만 인생을 '살아가고' 싶은 데 뜻대로 잘 안되어 방황하고 고민하는 것이 아니기에 이러한 주제에 대해 방송에서 채택하고 전문가들을 모아 강연을 진행했다는 생각이 들자 내겐 위로가 되었다. 어쩌다 어른이 되어 방황하고 있는 것은 나 혼자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인 것 같다.

삶에 적용할 점 :

아직 내가 왜 살아야 하는 지나 나라는 존재의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내게 되게 위해 한 걸음씩 걸어가다보면 이런 질문에 대답할 말이 뭐라도 나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