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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읽을 것인가?

퐁~★ 2017. 7. 13. 10:10

일시 :  2017.07.12

제목 :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저자 : 고영성

책 속 문구 : 

"당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든 생각하는 대로 될 것이다." -헨리 포드


세계 최고의 발달 심리학자이자 독서연구가인 매리언 울프는 이렇게 말했다. "(숙련된 독서가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선물은 '끝없이 기상천외한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의 생리적 기반이 된다. 독서 행위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남독은 특정 주제나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책을 읽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남독은 우리에게 세 가지 변화를 준다. 남독을 하게 되면 당신은 까칠해지고(비판적 사고), 엉뚱해지며(창의적 인간), 겸손해질(세계의 확장) 것이다.


"와타나베 선생은 앞으로 이렇게 '독학'을 하라고 책 읽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는데, 그것은 3년마다 읽고 싶은 대상을 새로 골라서 그 작가, 시인, 사상가를 집중해서 읽는 방식이었어요. 그렇게 하면 자기가 읽어 온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요. 아울러 자신의 새로운 언어감각을 발견하게 됩니다."

와타나베 선생은 그에게 독학자가 되기 위한 만독을 알려 준 것이다.


효과적인 6단계 만독법

1단계: 만독할 책을 선정하기

       -초등학생이라면 어휘력이 풍부한 국내소설을 읽자

       -오래 살아남은 책을 선정하라

       -고전 만독에는 문학을 추천한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책은 오랜 역사의 흐름을 새로운 시각으로 담은 책을 선정하자

2단계: 반복해서 읽기

3단계: 파생독서하기

       첫째, 내가 선정한 책의 저자가 쓴 책을 모두 읽어 보는 것이다.

       둘째, 저자가 참고한 도서들을 함께 읽어 보는 것이다.

       셋째는 만독하는 책과 비슷한 주제의 다른 책들을 보는 것이다. 이왕이면 다른 시각으로 씌어진 책이면 더 좋다.

4단계: 챕터별 요약하기

5단계: 챕터별로 생각 적어 보기

6단계: 장문 쓰기


"단 하나의 진정한 여행은 낯선 땅을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눈을 갖는 것, 다른 사람의 눈으로, 그것도 백 명이나 되는 다른 사람의 눈으로 우주를 보는 것, 그들이 저마다 보고 있으며 그들 자신이기도 한 백 가지 우주를 보는 것이리라." -마르셀 프루스트


첫 번째는 관점을 취하는 독서이다. 저자의 관점이 무엇인지를 살피며, 그것이 타당했을 때에는 설사 그 관점이 내 관점을 무너뜨리는 것이더라도 과감히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내 안에서 발전시켜 보는 것이다.


종합해 보면 자의든 타의든 우리의 정신을 어느 한 가지에 집중할 때, 즉 특정한 하나의 관점을 가지고 대상을 바라보게 될때, 그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더 잘보이게 된다. 이것이 독서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제시하는 두 번째 관독은 특정 관점을 가지고 책을 읽는 것이다. 그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또 다른 연구에 의하면 추억은 인생이 의미 있음을 끝없이 상기시켜준다. 특히 삶이 뿌리째 뽑혀 나갈 수 있는 존재론적 위기 가운데에서, 추억은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되어 준다.


조지 베일런트 연구팀은 70년간의 긴 연구를 통해 고통의 경중보다 고통에 대한 대응이 행복과 불행을 갈라 놓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임을 밝혀냈다. 심리학 용어를 빌리자면 '성숙한 방어기제'를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행복을 빼앗기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추억만큼 성숙한 방어 기제를 굳건히 세우는 데 제격인 것은 없다.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알다시피 강물은 계속해서 흐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헤라이클레이토스는 이 유명한 말 뒤에 이런 말을 남겼다. "강물은 흐르고 '사람'은 변하기 때문이다." 재독의 진짜 비밀은 여기에 있다. 사실 다시 읽기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사람이 변하기 때문이다. 책에게 독자는 언제나 낯선 타인이다. 하지만 그 낯선 타인은 책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보며, 변해 버린 지금의 자신을 보게 된다. 그래서 재독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 있는 여행, 이른바 '자아의 시간여행'이 된다.


연구 결과 불쾌한 사진을 보더라도 그것의 정서적 측면을 적절히 서술할 수 있을 때,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은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기술할 때 진짜 정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것을 심리학 용어로 '정서 명명하기'라고 한다. 매튜 리버먼 교수는 여러 연구를 실행한 끝에 감정 정화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서 명명하기'이며, 특히 부정적인 정서일수록 효과가 크다고 한다. '정서 명명하기'를 할 때, 뇌에서 전전두피질의 활동은 증가한 반면 편도체의 활동은 감소한다. 뇌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본능에서 이성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 자체가 무엇인지를 서술할 때 자신도 모르게 '자기절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분노와 슬픔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통제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있기 마련이다. 결국 내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이때 소리를 지르거나 통곡을 한다면 오히려 부정적 감정이 정화되는 것이 아니라 폭발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격한 부정적인 감정이 엄습해 올 때, 가장 좋은 것은 그것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다. 차분히 자리에 앉아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적어 보자. 그 감정이 자신에게 주는 부정적 영향이 무엇인지 자료를 찾아 같이 서술해 보면 더 좋을지도 모른다. 혹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소설 속 인물들을 자신의 글 속으로 소환하여 자신의 감정과 함께 춤을 추게 해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글을 쓰는 것은 마음의 평화를 찾는 행위이다.


낭독은 글을 읽을 때 더 많은 감각을 요구한다. 에너지를 더 쏟게 하지만 그만큼 큰 혜택을 준다. 글의 더 깊은 이해를 통해 작가와의 만남을 더 밀도 높게 만든다.


유시민 또한 비슷한 말을 했다. "어떻게 하면 잘못 쓴 글을 알아볼 수 있을까?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 텍스트를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이다. 만약 입으로 소리 내어 읽기 어렵다면, 귀로 듣기에 좋지 않다면, 뜻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잘못 쓴 글이고 못나고 흉한 글이다." 낭독이 글의 수준을 엄격하게 판단하는 탁월한 검열관이라면 이 까탈스러운 존재를 어디에 활욯하면 좋을까? 바로 '퇴고'이다.


뇌는 가소성이 있다. 책을 많이 읽으면 책 읽는 뇌가 되고, 인터넷을 많이 하면 인터넷을 하는 뇌가 된다. 책 읽는 뇌가 언어의 바다 곳곳을 깊숙이 헤엄치며 신비를 경험한다면, 인터넷을 하는 뇌는 바다의 겉만 훑으며 시원한 바람만 즐기고 있을 뿐이다.


난독을 해결하는 마지막 방법은 엉뚱해 보이지만 난독의 대항마로서 매우 강력한 치료제이며 지금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책이 읽기 힘들 때, 그리고 책이 읽기 싫을 때에는 '그냥' 책을 읽으면 된다. 이 방법은 '인지 부조화'를 이용하는 것이다. 인지부조화는 불일치하는 두 가지 인지가 발생할 때 생겨나는 긴장 상태를 말한다.


엄독이란 책을 덮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는다는 것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하나는 '읽는 행위를 초월'하는 것읻. 이는 '독서의 자기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책을 덮고 난 후 생각을 하고 글을 쓰고다른 사람에게 전하며 책과 세상을 연결하는 것 등을 말한다. 다른 하나는 '읽는 행위에서 떠남'을 의미한다. 이는 '지속 가능한 독서'를 추구하는 것으로, 책을 덮고 여유를 갖고 휴식을 취하며 산책을 하고 잠을 자며 꿈을 꾸는 것이다.


뇌는 근육과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헬스 트레이너들은 지도를 할 때 이미 근육의 힘을 다 썼는데도 불구하고 "조금만 더! 하나 더!"를 외친다. 왜냐하면 근섬유가 찢어져 다시 회복될 때에야 비로소 미량의 근섬유가 다시 생기기 때문이다. 근육은 무리가 갈 정도의 어려운 과정을 거쳤을 때에만 생긴다. 뇌도 마찬가지다. 뇌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계속 보는 행위를 그리 어려워하지 않는다. 단기기억 속에 있는 것들을 다시 재확인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그 기억들을 회상하는 것은 어렵다. 예를 들어 이 책을 반복적으로 읽는 것은 지겨울지는 몰라도 별로 어렵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의 핵심내용을 암송하고, 요약하고, 발표하는 행위는 매우 어렵다. 그렇게 뇌가 고생을 하게 될 때 새로운 뉴런의 연결이 생긴다. 그리고 아웃풋을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할 때, 뇌의 회로는 더 강해지고 단단해진다.


프루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작가의 지혜가 끝나는 곳에서 우리의 지혜가 시작된다는 것이 사뭇 사실이라고 느껴진다." 책을 덮고 책을 자기화하는 험난한 길(암송하기, 글쓰기, 시험 보기, 발표하기, 토론하기 등)을 걸을 때 '우리의 지혜'는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


결국 훌륭한 독서법이란 단순히 책을 많이 읽는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많은 정보를 머릿속에 넣었다면, 충분한 수면을 통해 책 속에 담긴 여러 자료들을 기존의 지식과 통합하게 하고, 새로운 기억을 탄생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놀라운 아이디어를 보기도 한다. '꿈'을 통해서 말이다.


느낀 점 :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많은 것 같다. 많이 읽을 것인가 혹은 한 권을 읽더라도 음미하며 제대로 읽을 것인가. 내 생각엔 둘 다 부질 없다고 본다. 단순히 권수만 채우려고 책을 읽는 활자 중독도 좋다고 보지 않고, 한 권을 제대로 읽겠다며 한 권도 잘 읽지 않는 사람도 좋다고 보지 않는다. 적어도 이 책에서 논의하는 것은 이런 논쟁은 아니다. 책을 읽고자 하는 마음은 있는데 어떻게 접근해서 읽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독아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독서법이다. 다독, 남독, 계독, 만독, 관독, 재독, 필독, 낭독, 엄독이 있다. 쉽고 재밌는 책을 통해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인 후에 다양한 책을 읽어가며 그 중에 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심도 깊게 읽어 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저자도 비슷한 생각인지 목차가 다독, 남독, 계독, 만독으로 이어진 순서로 배치되어 있다. 이후에는 아직 내게 부족한 부분인 재독, 필독, 낭독, 엄독의 경우 한 권의 책을 통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책 읽는 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도 있고, 새로운 것을 알아 가는 즐거움도 있다. 그럼에도 아쉬운 것은 책들을 읽어갈 수록 더 많은 내용이 머리에 남고, 더 많은 생각이 내 몸에 남아 결과적으로 내가 변하기를 소망하는데 이 부분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은 점이었다. 이 책에서 배운 재독, 필독, 낭독, 엄독을 통해 단순히 지식만 많은 사람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길 소망한다.


삶에 적용할 점 :

재독, 필독, 낭독, 엄독을 통해 책을 읽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