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일시 : 2017.08.30
제목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저자 : 와타나베 이타루
책 속 문구 :
날마다 온몸이 부서져라 일했던 첫 번째 빵집.
도대체 나는 왜 그렇게까지 혹사당해야 했을까?
당시 나는 그 빵집 사장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따. 그런데 마르크스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노동자가 혹사당하는 이유는 자본가(경영자) 탓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구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며, 자본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구조에 편입되어 노동자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학교에서 상품의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고 배웠을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놀랐는데, 마르크스의 생각에 따르면 가격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교환가치에 있고, 수요와 공급은 가격을 변동시키는 2차적 요소라고 한다.
자기 안에 있는 힘으로 자라고, 강한 생명력을 가진 작물은 발효를 하게 된다. 생명력이 강한 것들은 균에 의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명력을 유지하여 생명을 키우는 힘을 그대로 남겨둔다. 그래서 식품으로서도 적합하다. 반대로 외부에서 비료를 받아 억지로 살이 오른, 생명력이 부족한 것들은 부패로 방향을 잡는다. 생명력이 약한 것들은 균의 분해 과정에서 생명력을 잃는다. 그래서 음식으로서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
인위적으로 동원한 균이 부패하지 않는 음식을 탄생시키는 것처럼 인위적으로 동원한 돈은 부패하지 않는 경제를 낳는다. 자연의 활동에서 크게 벗어난 부자연스러운 악순환이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자본주의 경제의 모순은 생산수단을 가지지 못한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팔 수 밖에 없는 구조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마르크스는 노동자가 모두 생산수단을 공유하는 공산주의(사회주의)를 지향한 것이다. 그런데 미안한 말이지만 그 방법이 잘 돌아갈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이 시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의 생산수단을 가지는 길이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거라고 본다. 그 의미를 잘 표현한 것이 '소상인'이라는 단어다.
우리가 지향하는 소상인의 핵심 가치는 바로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다. 규모가 작다고 해서 소상인이 아니다. 맨 처음에 빵을 배웠던 빵집은 규모로만 보면 종업원 수가 몇 안 되는 작은 빵집이었지만 가게의 실상은 [자본론]에 등장하는 저가 판매업자와 다를 바 없었다. 이윤의 노예가 되었기 때문이다. 부패하지 않는 돈은 이윤을 낳는다. 그 이윤을 위해 종업원은 죽어라 일해야 했고 사장은 천연효모 빵이 아닌데도 그렇다고 소비자를 속였다.
다만,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해도 적자를 예사로 내서는 가게가 존속할 수 없다. 수입과 지출을 엇비슷하게 맞추고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이 중요하다. 이윤 제로, 손익분기점 달성을 이루고 나면 투자한 만큼은 반드시 돌아온다(월급도 투자의 일부). 그렇게 가게는 굴러간다. 이윤 덕에 덩치가 커지지도 않고 손실 탓에 위축되지도 않는 상태에서 다음날도 변함없이 빵을 구울 수 있는 것이다. '다음 번 투자를 위해 이윤은 꼭 필요하다.'라고들 하는데 그것은 결국 생산규모를 키워서 자본을 늘리려는 목적 때문에 나온 말이다. 동일한 규모로 경영을 지속하는 데에는 이윤이 필요치 않다.
개성이라는 것은 억지로 만든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상품을 만드는 사람이 진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원래 가진 인간성의 차이가 기술과 감성의 차이, 발상의 차이로 이어질 때 나타나는 것이며, 필연적인 결과로서 드러나는 것이다.
우리 안의 힘이 당장에 꽃을 피우지는 않겠지만 스스로 자신을 키워가다 보면 언젠가는 만개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시지 말고, 싫증 내지 말고, 자신을 연마하면 길은 열린다.
돈을 쓰는 방식이야 말로 사회를 만든다.
자리가 잡히고 균이 자라면 먹거리가 발효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소상인과 장인이 크면 경제도 발효할 것이다. 사람과 균과 작물의 생명이 넉넉하게 자라고 잠재능력이 충분히 발휘되는 경제, 그것이 시골빵집이 새롭게 구워낸 자본론이다.
느낀 점 :
일본의 어느 시골에서 천연 효모를 이용한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빵집 주인이 설명한 자본론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현재 경제 체제인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빵집 주인이 겪은 자본주의의 폐해는 자본이 중요시 되는 과정에서 사람이 경시되는 것이 문제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 더 많은 이윤 추구를 위해 천연 효모가 아님에도 천연이라고 속이고 판매하는 일이 벌어지고, 빵집의 노동자는 24시간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려야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데에는 더 많은 이윤를 추구하는 자본주의 원리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해결책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적용한 방법과는 다르다. 기존의 공산주의에서는 자본의 공유화를 추구했다면, 저자는 모든 이의 자본 소유화를 이야기 한다. 모든 사람이 개개인의 자본을 소유한 소상인이 기존의 자본주의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소상인은 넘치는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자신이 살아갈 수 있을 정도만 버는 사람을 의미한다. 부패하지 않는 돈은 이윤을 낳고, 부패하지 않는 것은 자연의 활동에서 부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저자의 관점에 맞는 해결책이다.
인간의 욕망이 내 삶의 유지 가능한 선에서 이윤 추구를 멈출 수 있는 지나 모두가 동일한 생산 수단을 가지고 있다해도 능력의 차이로 인해 벌어지는 불평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궁금함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마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제 우리 삶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점들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 마르크스가 말한 자본주의 사회가 스스로 무너지려면 노동자의 능력이 자본의 능력보다 앞도적으로 우세인 사회가 와야 마르크스가 말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이 책의 진짜 의의는 어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보단 신선한 아이디어를 우리에게 제시함으로 저자가 문제로 생각하는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우리도 같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데 있는 것 같다.
삶에 적용할 점 :
현 자본주의의 문제에 대해 해결책에는 어떤 것이 있을 지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