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말의 품격
퐁~★
2018. 8. 1. 10:22
일시 : 2018.07.25
제목 : 말의 품격
저자 : 이기주
책 속 문구 :
1. 이청득심: 들어야 마음을 얻는다.
"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
2. 과언무환 : 말이 적으면 근심이 없다.
"인간의 가장 깊은 감정은 대개 침묵 속에 자리하고 있다."
3. 언위심성 : 말은 마음의 소리다.
"사람이 지닌 고유한 향기는 사람의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4. 대언담담 : 큰 말은 힘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우주를 얻는 것과 같다."
경청은 듣는 일 가운데 가장 품격 있고 고차원적인 행위다. 우리가 타인의 음성을 듣는 행위는 큰 틀에서 보면 '수동적 듣기'와 '능동적 듣기'로 나뉜다.
경청은 대화 도중 상대방의 말을 가만히 청취하는 '수동적 듣기'가 아니라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인 다음 적절하게 반응하는 '적극적 듣기'에 해당한다.
경청은 말을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말과 말 사이에 배여 있는 감정은 물론 상대의 목구멍까지 차오른 절박한 말까지 헤아리는 일이다. 맥락적 듣기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이를 지켜본 한나 아렌트는 거악을 창안하는 것은 히틀러 같은 악인이지만, 거악과 손을 잡거나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평범한 사람인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일갈했다.
"악이란 뿔 달린 악마처럼 별스럽고 괴의한 존재가 아닙니다. 사랑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우리 가운데 있습니다."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상황에 맞게 리액션을 주고받으면서 반응을 끌어내고, 그 반응이 솟아난 공간을 헤집고 들어가 서로 마음을 탐험하고 헤아릴 필요가 있다.
소설 [실낙원]의 저자로 잘 알려진 와타나베 준이치는 이런 고민에 휩싸인 이들에게 "둔감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와타나베 준이치는 둔한 감정과 감각이라는 뜻의 '둔감'에 힘을 뜻하는 역자를 붙인 '둔감력'이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곰처럼 둔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본인이 어떤 일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지를 자각하고 적절히 둔감하게 대처하면서 자신만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둔감력은 무신경이 아닌 복원력에 가깝습니다."
말을 의미하는 한자 '언言'에는 묘한 뜻이 숨어 있다. 두二 번 생각한 다음에 천천히 입口을 열어야 비로소 말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에게 품격이 있듯 말에는 나름의 품격이 있다. 그게 바로 언품이다.
말과 글에는 사람의 됨됨이가 서려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 말은 품성이다.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이다.
격과 수준을 의미하는 한자 '품品'의 구조를 뜯어보면 흥미롭다. 입 '구口'가 세 개 모여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말에 비법은 없다. 평범한 방법만 존재할 뿐이다. 그저 소중한 사람과 나눈 대화를 차분히 복기하고 자신의 말이 그려낸 궤적을 틈틈이 점검하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화법을 찾고 꾸준히 언품을 가다듬는 수밖에 없다.
인생은 작은 오해와 인연을 맺거나 풀어가는 일이라는 말이 있다. 다만 인생이라는 강은 단번에 건너뛸 수가 없다. 사귐도 그렇다. 크고 작은 돌을 내려놓고 그것을 하나씩 밟아가며 이쪽에서 저쪽으로 차근차근 건너가야 한다. 삶과 사람 앞에서 디딜 곳이 없다고 조급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인생과 관계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다.
마음속에서 명령과 질문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명령이 한쪽 생각을 다른 한쪽에 흘려보내는 '치우침의 언어'라면, 질문은 한쪽의 생각이 다른 쪽에 번지고 스며드는 '물듦의 언어'다. 질문 형식으 대화는 청자로 하여금 존중받는 느낌이 들게 한다. 때에 따라 듣는 이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기도 한다.
사마천이 쓴 [사기]<계명우기> 편에는 네 가지 사귐의 유형이 나온다. 첫째는 의리를 지키며 서로의 잘못을 바로잡아주는 친구 '외우', 둘째는 친밀한 마음을 나누면서 서로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친구 '밀우', 셋째는 즐거운 일을 나누면서 함께 어울리는 친구 '일우', 넷째는 평소 이익만 쫓다가 나쁜 일이 생기면 책임을 떠넘기는 친구 '적우'다.
느낀 점 :
어릴 때부터 주로 듣던 말이 말을 하기 전에 생각 좀 하고 말하라는 것이었다. 침묵이 싫어서 혹은 웃길 거 같거나 말할 타이밍을 놓칠 거 같아서 등등의 많은 이유로 생각없이 말할 때가 많다. 말로 인해 실수할 때마다 생각 좀 하고 말해야지라고 다짐해도 생각없이 말하고 있는 나를 금새 발견한다. 내 말에 품격은 없는 것 같다.
책 제목이 말의 품격인데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맞는 말인데 역설적이라 느껴졌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함부로 하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저자는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네 가지를 말했다. 첫 째는 경청이다.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닌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듣는 것이다. 둘 째는 침묵이다. 꼭 해야할 말을 정확하게 하고 쓸데 없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셋 째는 마음을 잘 가꾸는 것이다. 말에는 내 마음의 소리이자 내 인품이 들어나기 때문이다. 넷 째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큰 말을 하는 것이다. 논리적이고 화려한 기교가 가득한 말보단 간단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진실한 말 한 마디가 더 말에 품격이 있을 것이다.
품격 있는 말하기를 위해서는 내면을 가꾸고 어릴 적부터 들었던 말하기 전에 생각하라는 어른들의 말에 대한 실천이 절실한 것 같다.
삶에 적용할 점 :
생각하고 말하자. 질문형으로 말하자. 그리고 내 마음과 영혼을 가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