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덜리스 Rudderless, 2014
러덜리스 Rudderless, 2014
도끼로 머리를 찍듯이 새로운 시선을 갖게 해주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를 좋아한다. 이 영화는 내게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이 영화를 보기 이전에는 범죄자의 가족들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뉴스나 신문 등에 나올 정도의 큰 범죄자의 가족들은 흔히들 사회적으로 같이 매장당한다. 자식을 잘못 키운 죄라고도 하고, 범죄자와 사랑을 나눈 죄라며 범죄자의 애인을 강간한 형사들도 있다. 솔직히 이런 이야기를 듣더라도 범죄자에 관련된 이야기이기에 큰 관심이 없었다. 사실 이 영화를 본 뒤로도 내 행동이 달라지지는 못했지만 조금은 범죄를 저지른 아들을 잃은 사람도 아들을 잃은 거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행동이 달라지지 못한 이유는 아들을 잃은 아픔이란 게 가히 상상할 수조차 없어서 그 뒤로 생각이 진행이 안되고 있다.
아들을 잃은 사람이라고 하면 우리는 그 상상할 수조차 없는 상실과 아픔에 크게 안타까워하고 같이 슬퍼해주려고 한다. 근데 그 아들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고 자살한 경우라면 우리는 그 부모까지도 범죄자로 여기며 비난한다.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것은 같은 사실이지만, 한 쪽은 주변 사람들의 동정과 위로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에 다른 한 쪽은 죽은 아들을 추모하는 것조차 죄인된 심정을 갖게 된다.
이 영화 상에서 참 마음 아팠던 부분은 사랑하는 아들의 무덤을 매주 몇년 째 찾아가 사람들의 비난 어린 낙서들을 지우고 있는 장면이다.
자식을 잃은 슬픔조차 가히 상상할 수 없는데, 이 슬픔을 느끼는 것조차 사회적으로 허용되지 않아 참 마음이 어려웠다.
내 자식의 죄로 자식이 죽었다고 해도 참 슬플 것인데, 무고한 내 자식이 죽었다고 하면 얼마나 가슴이 무너질까. 그러기에 피해자 가족분들의 슬픔과 분노 또한 이해가 된다.
결국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다 등의 이런 저런 생각들을 감히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었다.
그냥 다 너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픈 것 같다. 자식을 잃는 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