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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글쓰기

퐁~★ 2017. 2. 28. 18:21

일시 : 2017.03.01

제목 :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 강원국

책 속 문구 :

'어떻게 쓰느냐'와 '무엇을 쓰느냐'의 차이다. 어떻게 쓰느냐,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멋있게, 있어 보이게 쓸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는 것은 부질없는 욕심이다. 그러나 무엇을 쓰느냐에 대한 고민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글의 중심은 내용이다.


먼저, 무엇을 하려고 할 때 세 번 생각한다는 것이다. 첫째, 이 일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은지 생각한다. 둘째, 나쁜 점은 무엇인지 생각한다. 셋째,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한다. 다음으로, 상대가 있는 경우다. 그때에도 세 번 정도 생각을 했다. 첫 번째는 이 사안에 대한 내 생각은 무엇인가? 두 번째,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무슨 생각, 어떤 입장일까? 세 번째, 이 두 가지 생각을 합하면 어떤 결론이 나올 수 있을까?


독자를 의식하는 글쓰기란 무엇인가. 바버라 베이그는 [하버드 글쓰기 강의]란 책에서 첫째, 독자의 관심을 어떻게 끌어모을지. 둘째, 글의 시작부터 끝까지 독자의 관심을 어떻게 붙잡아둘지. 셋째, 자신이 말해야 할 것을 어떻게 독자에게 분명히 밝힐지. 넷째, 독자에게 어떻게 영향력을 발휘해서 그들을 웃고 울거나 생각하게 할지를 헤아려야 한다고 권고한다.


김 대통령의 독서의 완결이란 읽은 책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데까지라고 했다. 노 대통령 역시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영감을 정책에 반영하거나, 생각을 정리하여 책으로 집대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맹자가 얘기한 '이의역지(자신의 생각으로 저자의 뜻을 받아들임)'에 충실했던 것이다.


김동식 교수는 [인문학 글쓰기를 위하여]에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한다. "생각의 길이와 글의 길이를 서로 같게 한다는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 생각을 충분히 들어내기에 말이 부족하면 글이 모호해지고, 생각은 없이 말만 길게 늘어뜨리면 글이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오락가락하지 않으려면 세 가지가 명료해야 한다. 첫째는 주제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 나는 이 글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자 하는가, 이 글을 읽은 사람의 머릿속에 어떤 말 한마디를 남기고 싶은가. 둘째, 뼈대다. 글의 구조가 분명하게 서 있어야 한다. 셋째, 문장이다. 서술된 하나하나의 문장이 군더더기 없이 명료해야 한다. 

느낀 그대로, 아는 만큼 쓰자. 최대한 담백하고 담담하게 서술해나가자. 그러면 결코 횡설수설하지 않는다.


글쓰기는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과정이다.

첫째, 무엇에 관해 쓰지?

둘째, 시작은 어떻게 하지?

셋째, 마무리는 무슨 말로 하지?

이에 대한 답을 가졌다면 글쓰기는 다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을 고쳤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자리에서 이 얘기를 하는 게 맞는가 하는 것이었다. 바로 주제의 적절성 여부다.(중략)

두 번째 주안점은 주제가 명확하게 전달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중략)

세 번째는 글의 전개에 무리는 없는가 하는 것이다.(중략)

네 번째는 내용상의 보완이다.(중략)

다섯 번째는 표현상의 문제다.(중략)

여섯 번재는 오류 찾기다.(중략)

일곱 번째는 독자나 청중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것들이다.


이에 대통령은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두 번씩이나 얘기할 때는 필시 무슨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수용하는 게 맞습니다. 터무니없는 얘기가 아닌 한 그 사람을 참모로 뒀으면 받아들여야지요."


글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원칙, KISS!(keep it simple short)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할 수만 있다면 짧을수록 좋다. 글이 길다고 감동이 더 있고, 더 깊은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니다.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글이 좋은 글이다. 군살은 사람에게만 좋지 않은 게 아니다.


"상대방이 내 말을 쉽게 이해할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글쓰기는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니 무조건 알아듣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것이 좋다."


어떻게 해야하나? 첫째, 당연히 쉬운 말로 써야 한다.(중략) 둘째, 명확하게 짚어줘야 한다.(중략) 쉬운 이해를 위한 세 번째 방법은 사례를 들고 비유를 하는 것이다.(중략) 넷째, 반복해줘야 한다.


그러나 단순명쾌함은 말처럼 간단하지 않다. 글이 명확하고 단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째, 글을 쓰느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그래야 전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진다. 둘째, 본질을 꿰뚫어봐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메시지를 단순하게 정리할 수 없다. 셋째, 과욕은 금물이다. 집토끼도 잡고 산토끼도 잡으려고 하면 복잡해진다. 복잡해지면 꼬이고 어려워진다. 넷째, 독자를 믿어야 한다. 믿지 못하면 구구절절해진다. 노파심은 노파심일 뿐이다.


"진실한 모든 말과 글은 훌륭하다. 진정성이다. 말과 글의 감동은 진정성에서 나온다."


진짜가 진성성의 첫째 조건이다. 솔직하고 정직해야 한다. 마음을 열고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중략)

진정성의 두 번째 조건은 진실한 것이다.(중략)

진정성의 세 번째 조건은 뉘우치는 것, 즉 반성하는 것이다.(중략)

진정성의 네 번째 조건은 행동과 실천이다. (중략)

진정성을 말할 때 놓쳐서는 안 될 게 하나 있다. 자신이 빠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나는 네 가지가 맞아야 말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향이 맞아야 한다.

앞뒤가 맞아야 한다

쿵짝이 맞아야 한다.

언행이 맞아야 한다.


김대통령은 대화할 때 여섯 가지 원칙을 갖고 있었다.

첫째, 상대를 진심으로 대한다.

둘째, 어떤 경우에도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셋째, 상대와 의견이 같을 때는 나도 같은 의견이라고 말해준다.

넷째, 대화가 끝났을 때는 '당신 덕분에 대화가 성공적이었다'고 말해준다.

다섯째, 되도록 상대 말을 많이 들어준다.

여섯째, 할 말은 모아두었다가 대화 사이사이에 집어넣고, 꼭 해야 할 말은 빠뜨리지 않는다.


"대화는 얼마나 말을 잘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의 말을 잘 듣는 것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대화의 요체는 수사학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심리학에 있다. 소크라테스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할 때 비로소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모르는 사람은 대화의 실겨자요, 인생의 실격자다."


"내가 지금 하는 말은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과거에 나 혼자 말 다했다. 심지어 손목시계에, 또 화장실에 '침묵'이라고 써 붙여놓기까지 하면서 말을 자제하려고 했다. 남의 말을 듣고, 사람을 격려하는 것, 내 자랑을 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람이 낙심했을 때 용기를 주는 말을 많이 해야 한다. 이것을 기술적으로 하면 안 되고 마음으로 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아무리 강해도 약합니다. 두렵다고, 겁이 난다고 주저앉아만 있으면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닙니다.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입니다. 그것이 참된 용기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아무리 약해도 강합니다."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인생 사업에서 성공할 수 없다. 하지만 원칙을 가지고 가치 있게 살면 성공한 인생이고, 이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이것을 '글'에 대비하여 얘기해보자.

"글을 잘 쓰려고 하기보다는 자기만의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이 글을 잘 쓸 수는 없다. 하지만 자기만의 스타일과 콘텐츠로 쓰면 되고, 이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성공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다."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의 생각과 스타일이 있다. 생각과 스타일에는 우열이 없다. 자신감을 갖고 자기 생각을 자기답게 쓰자. 그럼 자기 글이란 어떤 글인가?

첫째, 자기만의 관점이 있어야 한다. 김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모든 지식은 내 자신의 비판의 그물에서 여과시켜 받아들여야 한다. 설사 그것이 미숙하고 과오를 범할 위험이 있을지라도. 그것이야 말로 내가 나로서 사는 유일한 지적 생활의 길이다."(최성, [김대중 잠언집]) (중략) 자기 세계가 있는 글은 물 흐르듯 술술 읽힌다. 자기 세계가 관점을 만들고, 관점이 있어야 훌륭한 글이 된다. (중략) 세상을 보는 시각, 각자의 세계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말은 맞다. "글은 자신의 가치관, 세계관대로 쓰는 것이다. 타당성만 있다면 튀는 것을 주저하거나 개의할 일이 아니다."(중략)

자기 글의 두 번째 조건은 자기 스타일대로 쓰는 것이다. 스타일은 문체일 수도 있고, 글 쓰는 방식일 수도 있다. (중략) [불후의 명곡]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유명 가수의 인기 가요를 후배 가수들이 부른다. 같은 노래인데, 전혀 다른 노래처럼 들린다. 편곡을 해서 자기 스타일로 부르기 때문이다.

관점과 스타일보다는 작은 얘기지만, 자기만의 느낌도 필요하다. 고유의 감수성 혹은 감각에서 비롯되는 이것이 자기 글의 세 번째 조건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에토스ehtos(인간적 신뢰), 파토스pathos(감성적 호소력), 로고스logos(논리적 적합성)가 필요하다고 했다.


느낀 점 :


책을 보고 덮는 것이 아쉬워, 중요 문구들을 기록하는 독서 노트를 만들어 많은 생각이 깃들게 되거나 내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문구를 기록하며, 이들에 대해 느낌을 적기 시작했다. 이른바 서평이라는 것을 부족하게나마 적어보고 있다. 한권 한권 적다보니 내 글이 초등학교 수준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더욱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서평을 더 잘쓰고 싶다는 욕망이 조금 있을 때 마침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글은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관심을 이 땅에서 국어 교육만 16년을 받고도, 9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조금 아이러니하다.


대통령 연설 비서관이라는 직업도 생소한 마당에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글을 잘썼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이 분들이 직접 쓰거나 글에 대한 생각을 표명한 글귀들을 보니 주관이 뚜렷하고, 이 주관을 글로 잘 표현한 분들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내게는 생소한 주제와 단어로 시작했지만, 좋은 글과 좋은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있었기에 책에 나온 방법들에 대해 주의 깊게 읽게 되었다.


같은 책을 보아도 내 현재 수준에 맞는 범위까지만 파악할 수 있었을 거다. 현재 내 수준에서 받아들이고 목표로 삼은 부분에 대해서만 말하자면, 나만의 생각과 관점이 반영된 나만의 글, 나만의 서평을 써보려고 한다. 또한 기존의 감동이나 감정 등을 표현하기 위해 지저분하게 길게 늘어뜨린 표현에 대해서도 내 생각이 정확하게 표현될 표현 이상은 과감하게 삭제해서 간결하고, 정확하며, 군더더기가 없는 글을 쓰고자 한다. 이 서평도 이런 노력을 담고자 하지만, 아무래도 첫 글이기에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음으로 글쓰기에 치중하며 읽었지만, 많은 사례나 일화를 통해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연설 비서관이라는 측근에서 모신 분의 눈을 통해 이 분들을 인격적으로 느껴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삶에 적용할 점 :

나만의 서평을 쓰기 위해, 우선적으로 생각을 많이 하자. 지금 보다 더 많이 하고 서평을 적자.